『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대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중·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재빠르게 잊어버리곤 한다. 보다 나은 수업과 평가 방식을 고민하며 좌절했던 경험은 대학 교정에 씻겨 내려가고, 학생들은 학생티를 벗듯 청소년기의 고민을 털어버린다. 이 책은 우리가 대학물을 먹으며 쉽사리 잊어버렸던 교육 문제에 대한 증언이다. 이 책은 르포기사처럼 교육 현장에 뛰어든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소진되고 고립되는가를 인터뷰와 해석으로 보여준다. ‘공교육의 학습 효과를 신뢰하지 않는 학부모’, ‘교사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길 거부하는 학생들’, ‘토론이 사라진 교무실’, ‘세대차가 벌어진 교사들간의 침묵’ 등 공교육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은 활발한 토론이지만 이마저도 쉽지않아 보인다. 엉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 수 있을 것인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시집을 펼치자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이 묘사된다. 그러나 그것은 평온함만은 아니었다.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한강은 왜 붙잡고 있었을까.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그 모든 비밀을 서랍 속에 고이 접어두고 있었다. 등단 20년 차가 다 되어가는 소설가가 펼친 첫 시집. 물 흘러가듯 읽히는 이야기 속에서 시적 이미지는 아리게 다가온다. 시집은 총 5부로 「피 흐르는 눈」과 「겨울 저편의 겨울」의 연작시도 수록돼 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진 않지만 때때로 펼쳐지는 침묵 속에서 서늘함이 묻어난다. 「해부극장」, 「휠체어 댄스」, 「캄캄한 불빛의 집」 등의 시 제목을 통해서도 시인은 우리가 듣지 못하는 또 하나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야만적인 앨리스씨』
 
 
 
  그대의 재미와 안녕, 평안함에 관심을 두지 않는 책이 출간됐다. 그대의 불쾌함을 사랑스러워하는 여장 부랑자 앨리시어의 이야기. 그의 유년시절 이야기가 황정은의 『야만적인 앨리스씨』(문학동네 펴냄)에 실렸다. 불우한 유년시절, 그 시간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던 타인의 무관심. 그 공간을 벗어나고 싶은 주인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기를 꿈꾼다.『야만적인 앨리스씨』의 ‘소년 앨리스’는 간절히 기다린다. 새로운 세계에 도달하기를. 이상한 나라의 ‘소녀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갔듯이.
“소년 앨리스는 그 나무 아래에서, 해가 뜨고 달이 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 뭔가 다른 일이 벌어지기를. 밤과 낮이 뒤집어지기를.”
 
 
 
『트렌드 코리아 2014』
 
 
 
  젊은이들에게 인생 나침반 같은 존재인 김난도가 공저자들과 함께 『트렌드 코리아 2014』(미래의창 펴냄)를 펼쳤다. 이미 여러 번 시리즈로 출간해온 이 책은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트렌드 코리아 2014』는 서울대 소비센터가 2014년 소비시장을 분석한 결과로 다양한 코드에서 ‘트렌드’를 전망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14년 10대 소비트렌드를 'DARK HORSES'라 말한다. 각각의 알파벳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지만, 저자는 2014년을 실력이 감추어져 경기나 선거 등에서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평하고 있다. 위기감과 희망이 교차하는 2014년의 모습이 궁금한 독자라면 새해가 다가오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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