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기준으로 계속되는 논란  
객관적인 구체적인 규정 필요해
 
  최근 중앙인 커뮤니티가 또 다시 떠들썩했습니다. 바로 지난달 비정규직 노동자 용역업체의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커뮤니티 게시글을 서울캠 이엽 행정지원처장이 허위사실 유포라며 해명이 없을 경우 학칙에 따라 조치할 수 있다는 공지글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선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이러한 중앙인 커뮤니티 내 제재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8월에는 중앙인 커뮤니티에서 교수와 교직원을 상대로 비방글을 게시한 학생이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학생이 속해 있던 자연공학계열에서는 학칙과 학생상벌에 관한 시행세칙에 근거해 상벌위원회를 소집했는데요. 학생의 행동이 ‘기타 학생의 본분에 어긋난 행위를 한 자’ 그리고 ‘학내에서 절도, 폭력, 폭언을 행사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등 품행이 불량한 자’에 해당됐기 때문입니다. 상벌위원회 결과에 대해 자연공학계열 김석규 실장은 “상세한 논의 내용은 공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상벌위원회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중앙인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한 제재와 처벌이 거론된 것입니다. 계속되는 논란에 학생들은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중앙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이 ‘문제’가 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앙인 커뮤니티의 ‘청룡광장 이용관련 유의사항’에 따르면 ‘허위사실 또는 악의적인 허위주장으로 학내의 분열을 조장하거나 학교와 재단, 또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게시글에 대한 문제성을 판단하는 데 확실한 기준이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해당 학생의 게시글에서 문제가 된 ‘용역업체 선정에의 검은 문제…도 있지 않을까 근거 없이 의심해봅니다 하하….’라는 문장은 허위사실 유포라기보단 개인적인 생각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이에 총무팀에서는 “중앙인 커뮤니티의 유의사항에 허위사실유포와 관련된 항목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할지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홍보팀에서는 “심한 욕설, 근거 없는 비방 등 준칙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서는 쪽지를 보내 삭제요청이나 접속차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혹자는 행정지원처로부터 허위사실유포로 공식적인 제재를 받았고, 혹자는 교수 및 교직원을 상대로 비방글을 올려 해당 계열에서 소집한 상벌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슷하게 교수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다른 혹자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중앙인 커뮤니티에서 비난과 언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재에 대한 기준이 확실하지 않고 그 주체 역시 매번 다르며 그 수위 또한 모호한 것이 현실입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중앙인 커뮤니티의 상벌위원회 사건에서도 학칙을 적용했고, 이번 행정지원처장의 대응글에도 ‘해명이 없을 경우 학칙에 따라 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학내’의 범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커뮤니티를 학내로 규정하기 어려 워 학칙 적용에는 정당한 근거가 요구됩니다. 온라인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학칙 제정을 고민해 볼때입니다.   
 
  현재 관련 글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총무팀에서는 “또 다시 논란거리가 되면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일에 대해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답변이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처럼 위험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또 다른 잣대를 들이민다면 중앙인 커뮤니티가 공론의 장으로서 역할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합당하고 엄정한 규정의 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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