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중대신문을 유심히 읽지 못했다. 스트레스와 함께 펴보지 않은 일간지가 책상 아래 쌓여가는 날들이 계속되다 보니, 우윳빛 비닐에 담긴 중대신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 굵지만 앳된 목소리의 담당기자에게 걸려온 청탁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다시금 신문을 펼쳤다.
 
  마주한 지면은 뭔가 예전(지면을 리뉴얼한 이후)과는 느낌이 달랐다. 물론 1면 상단에 키워드로 기사 내용을 서머리하고, 인터뷰이 사진을 강조하는 신선함, 과감한 헤드라인과 이미지의 사용은 종전과 같았지만 말이다. 대신 무척이나 빡빡해져 여유가 없어진 모습이었다. 
 
  일단 원고의 분량이 참 많았다. 전체적으로 지면에 여백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여백은 비단 빈 공간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미지 크기 및 숫자의 조절이나 박스 편집, 부제 등을 통해 눈이 숨 쉴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여백이 아닐까. 특히 3,4,5면은 기사 분량은 물론 이미지의 크기들마저 거의 동일해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모든 기사가 동일한 밸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니 바둑판처럼 지면을 나눌 필요는 없다. 
 
  총학생회 공약을 점검하는 내용(또는 대립되는 두 사안)의 기사에서 늘 보여줬던 좌우대칭의 기계적 편집도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리적 공정함을 추구하려는 의도는 알고 있지만. 결국 베를리너 판형의 매거진식 편집이 중대신문의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나와 같은 독자라면 지난 중대신문은 다소 읽기가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심층기획과 문화, 국제면은 참 재미있게 읽었다. 단, 케냐 출신 유학생을 동물원 콘셉트 카페에서 만난 것은 과연 위트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한국의 첫인상이나 한국에 반한 이유 같은 질문은 굳이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최성우 동문
신문방송학과 0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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