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흡연행위에 또다시불만
흡연구역에 대한 구체적 조치 미흡
 
  안녕하세요. 중간고사 기간에 수면시간을 챙길까 학점을 챙길까 고민하다가 결국 잠을 선택한 김영화 기자입니다. 세상에는 이처럼 양립 불가능한 것들의 대립이 비일비재합니다. 상충되는 이해관계 속에서는 대립을 완화할 수 있는 타협점을 제시하는 장치가 필요할 텐데요.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흡연구역’이 바로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흡연구역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금연인 교내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것이 담배꽁초인데요. 학내 흡연구역이 설치된 지 1년, 중앙대 흡연구역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친절히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재 학내에는 중앙도서관 측면과 수림과학관 3층 출입구를 포함해 총 11개의 장소가 흡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서울캠 54대 카우V 총학생회에서 교내에 무분별한 흡연행위를 근절하고 쾌적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지정한 것입니다.   
 
  당시 흡연구역은 총학생회가 추진했던 대표 사업으로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곳은 교내 흡연구역입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학내 곳곳에 걸리며 학생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총학생회의 추진력에 힘입어 흡연구역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흡연구역이 조성되면서 흡연자들 사이에서도 지정 장소에서 흡연을 하는 의식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보였고 비흡연자들의 원성도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흡연구역은 처음과 같은 추진력을 잃은 것 같습니다. 봅스트홀의 구름다리에 가보니 여전히 학생들이 담배를 피고 있었고, 도서관 계단 측의 키스로드에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즐비했습니다. 해방광장과 서라벌홀 우측에서도 흡연 중인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곽명재 학생(영어영문학과 2)은 “도서관 측면의 흡연구역은 좁고 환경이 좋지 않아 이곳(서라벌 홀 우측)에서 피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해방광장과 이곳에서 담배를 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흡연구역의 관리는 총무팀과 총학생회가 맡고 있습니다. 흡연구역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초반의 여세를 몰아 꾸준하게 관리와 홍보가 돼야 하는데 현재는 구체적인 사후조치가 없는 실정입니다. 비흡연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제재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죠. 총무팀에서는 이에 대해 “흡연구역은 선도차원에서 추진되는 캠페인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강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총학생회의 과업을 이어받은 55대 좋아요 총학생회는 흡연구역을 재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개선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김윤환 부총학생회장(경영학부 3)은 “봅스트홀의 경우 흡연 부스를 따로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공간이 부족해서 실현하지 못했다”며 “흡연구역에 차양막 등의 휴게시설 설치와 관련해서 본부와 논의 중이다”고 전했습니다.
 
  흡연구역 위치를 알리는 정보의 창구도 부족하고 홍보가 크게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현재 학생회관 앞쪽에 위치한 공간은 11개 흡연구역 중 하나로 지정됐지만 흡연구역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수거된 뒤 별다른 표시가 없어졌습니다. 김윤환 부총학생회장은 “반영구적인 표지판을 새로 붙일 예정이다”며 “홍보와 관련해서는 새터 차원에서 흡연구역에 대한 공지를 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흡연권을 배려해야 하냐는 논란 속에서 만들어진 흡연구역은 어느 정도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타협점으로 제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흡연구역이 지정된 것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았던 지난 1년을 돌아봅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합의점이 되고 있는 흡연구역. 제대로 된 관리와 홍보를 통해 그 합의점을 잘 도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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