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경제학에서는 기업의 출현에 대해서 생산성 향상을 성취하기 위해 분업을 하면서 이뤄진다고 보았다. 18세기 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하여 기업이 발전하고 그 산물을 배분하는 시장이 작동을 잘하면 국가의 부가 증가하는 경제발전이 이뤄진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시장 기능이 적절한 자원 배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가’라고 명시하고 있다. 심지어 이를 걸러내기 위해서 ‘편견이 없는 관찰자(impartial spectator)’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율적 시장의 작동을 옹호하고 자유 무역을 강력히 지지한 아담 스미스의 이런 주장은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시장 경제의 주창자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8세기의 영국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세기 영국은 왕실이 수출하는 기업을 지정하여 독점권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세수를 쉽게 확보하려 했다. 즉 왕실의 허가를 얻어서 chartered enterprise 혹은 chartered producer of wool가 되어 독점적으로 생산 수출을 했던 것이다. 즉 왕실의 간섭으로 오히려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어 시장을 지배하는 생산업자와 수출업자의 발호를 견제하고 제거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폐해와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자유무역과 시장 경제를 강조했던 것이다. 
 
  19세기 들어서 대규모 기업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 기업들은 주로 타인에게서 혹은 은행으로부터 빌려온 자금(부채)과 기업주가 스스로 조달한 자기 자본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예를 들어 에디슨이 설립한 General Electric 회사는 규모는 크지만 주식회사가 아니었다. 20세기 들어서 거대 기업이 많이 출현했는데, 이는 기업의 소유권을 표시한 주식을 발행해 일반 다중에게 팔아서 대규모 자본조달이 이뤄진 덕분이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 활동의 대부분은 기업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거대기업의 존재가 국가 경제, 사회와 개인의 복리에 혜택과 비용을 동시에 발생시키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보아 기업이 창출하는 혜택은 일자리의 증대와 투자 수입의 증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 증대의 효과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줄어들면서, 거대 기업의 존재로 인한 사회나 국가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대단히 크다. 역설적으로 이를 가장 잘 지적한 경제학자는 시장경제 옹호론자이고, 신자유주의 경제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고, 최근에 죽은 Thatcher와 절친이었던 Hayek이다. Hayek는 그의 책 『Way to the serfdom, 1947』 에서 기업이 그 규모가 너무 커져서 궁극적으로 소비자들도 전부 기업의 일원으로 만들어 버리면 그 상태가 바로 공산주의 국가라고 경고했다. 즉 거대 기업이 국가 경제를 대체하게 되면 모든 경제활동이 기업 내부의 거래가 된다. 따라서 가격기능이 작동할 수 없으므로 공산주의 경제로 진행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굳이 Marx가 지적한 것처럼 자본주의 모순이 축적되어 심각한 경제문제가 생기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 국가로 진행되는 먼 길을 선택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즉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는 거대 기업의 폐해는 과거에서도 현재에서도 미래에서도 발생할 것이며 이를 통제하는 수단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부의 존재에 있다. 
 
  우리가 민주주의에 기반한 정부가 필요한 이유는 독점의 발생을 막기 위하여 경쟁을 촉진하고 공정한 자원배분의 역할을 시장이 잘 수행하도록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행하는 정부의 선택은 개인의 의무이며 사회의 책임이다.
 
 
 
 
 
송수영 경영학부 교수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