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농구장 코트 공사

타 대학 시설과 현격한 차이

드리블 제대로 할 수 없고 농구공 바운스도 잘 안 돼

선수 부상 위험도 높아졌다

  중앙대 농구부 선수들이 안성캠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는 데 있어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립된 지 30년이 넘은 체육관 바닥이 노후돼 훈련 과정에 불편함이 생기고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체육지원팀은 농구부 선수들의 운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보수 공사를 요청하고 있지만 예산 배정에 밀려 수리 시점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학농구리그가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농구장 훈련 환경 정비의 필요성이 더욱 드러나고 있다. 중앙대 체육관이 1년에 걸쳐 진행되는 MBC배 대학농구리그 대회,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의 경기장이 되자 농구장 이용이 급격히 늘어나며 체육관 바닥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현재 목재 바닥 중 일부 파인 곳이 발견됐으며 바닥에 박혀 있던 못이 돌출돼 있는 곳도 있었다. 농구부 임성인 코치는 “농구공에서 불규칙 바운스가 일어나 훈련에 지장이 있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부상이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농구부 김유택 감독은 “농구장에선 드리블이 제대로 안되는 곳도 있어 훈련에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노후된 농구장으로 인한 불편함이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되자 체육지원팀에선 시설관리팀을 통해 ‘농구부 코트 바닥’ 수리를 요청했다. 체육지원팀이 신청한 농구장 수리는 약 2억 4천 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10월에 ‘총장 결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농구장 리모델링 시점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지난 3일 중앙대 농구부 선수들이 안성캠 체육관 농구장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은 현재 치러지고 있는 대학농구리그를 위한 훈련을 진행 중이다.

  농구장 수리가 지연된 이유는 안성캠의 예산 배정 현황과 관련 있다. 안성캠 시설관리팀은 금학기 시설 보수 및 관리 비용으로 48억원을 배정 받았다. 이 중 20억원은 오는 여름방학 때 진행될 안성캠 명덕 3동 기숙사 리모델링으로 쓰이는 명목으로 배정됐다. 나머지 금액은 많은 학생이 이용하고 있는 수업 공간 환경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안성캠 빈성일 시설관리팀장은 “건물 누수 방지 공사, 도로 보수 공사 등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농구장 리모델링으로 금학기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용하면 학기말 공사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안성캠 김영찬 행정지원처장은 “농구부 바닥 공사의 중요성은 알지만 예산의 한계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대 농구부와 자웅을 겨루는 타 대학들의 농구부는 상대적으로 쾌적한 시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학농구리그의 ‘강호’라 불리는 연세대, 경희대도 몇 년 전엔 중앙대처럼 농구장 시설이 낙후돼 훈련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 대학의 농구장은 최근 1, 2년 사이에 리모델링 돼 훈련 환경이 개선됐다. 고려대와 한양대도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 있어 시설적인 부분엔 불편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농구리그를 준비하는 구성원들은 농구장 환경이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입장이다. 경희대 농구부 김현국 코치는 “리모델링 되기 이전엔 선수들이 자주 부상을 겪었다”며 “현재는 강도 높은 운동도 하고 실제 시합장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구장은 고교 농구선수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희대 김현국 코치는 “올해 한 유명 선수가 연세대의 뛰어난 농구장 시설 때문에 연세대에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 지원이 완전 자율화된 시점에서 농구 코트는 신입생 선발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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