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나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 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되었다. <가타카>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에단 호크가 연기하는 제롬 모로우는 가타카 우주비행센터의 일등 우주항해사이다. 그는 체력, 업무능력, 외모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인 말 그대로 완벽한 인간이다. 그러나 사실 그는 제롬 모로우가 아닌 빈센트 프리먼이다. 그는 완벽하게 유전자가 조작된 인간이 아닌 예상수명 30.2세,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인간인 것이다. 유전자를 조작하여서 모든 인간을 완벽하게 태어나게 하는 사회에서, 그는 소위 “불량품”이었던 것이다. 우주 비행사의 꿈을 가지고 있던 빈센트는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태어난 동생과 바다 수영 시합을 하던 도중 위기에 빠진 동생을 구하게 되자 꿈에 대한 열정은 유전적 우월성에 따른 육체의 우월함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열정을 가진 정신적인 것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유전자를 중시하는 사회는 그에게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유진 모로우라는 전직 수영선수의 피와 소변을 장착하고 키를 맞추기 위해 수술까지 감행한 후 제롬 모로우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위장하여 가타카라는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한 위장을 계속하며 그는 타이탄 행성으로의 비행을 앞두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사내 살인사건에 의해 계속되는 유전자 검사 속에 그의 신분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때마침 자신의 아들 또한 부적격자인 의사의 도움으로 그는 결국 비행을 성공하게 되고 어릴 적부터 꿈꾸어 오던 우주비행사의 꿈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꿈을 이룬 유진 모로우는 자신의 수영 메달을 간직한 채 불 속에서 자살을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가지게 된 의문은 ‘과연 극도로 억압되고 획일화된 사회에서 인간의 노력과 열정으로 그러한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롬 모로우는 즉, 빈센트 프리먼은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고 신분을 위장하는 일 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영화 속 상황을 통해서 우리 현실에 대입하여 생각해 보았다. 물론 자세한 부분은 다를 수 있겠지만 학연과 지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풍토를 영화 속에 나오는 사회의 굴레처럼 보게 되었다. 사실상 학연과 지연을 빼놓고는 소위 말하는 성공을 하기 힘든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열정만을 가지고 자신이 꿈꾸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영화를 통하여 느낀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빈센트와는 다르게 자신의 꿈에 대하여 선을 긋고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회가 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렸던 빈센트와는 달리 요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의 모습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통해서 주어진 것 정도의 꿈만 꾼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학벌이나 자신의 외모 혹은 경제 능력 등에 의해서 ‘아, 나는 이 정도를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자신의 열망의 길을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사실 나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와 비슷한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 적당한 학벌에 적당한 집안 적당한 삶을 살면 되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의 마음에 커다란 종이 울린 것만 같았다. 결국에는 타이탄 행성으로의 비행을 성공하는 빈센트 프리먼 처럼 나도 내 가슴속에 열망과 의지가 있다면 우리사회의 타이탄 행성으로 비행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빈센트, 제롬모로우라는 인물을 통하여 나는 다시금 나의 꿈에 대한 제한 선을 지워버렸고 꿈을 꾸게 되었다. 이러한 울림을 자신을 선 안에 가두며 힘들어하는 학우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조성흠 학생(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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