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 논란 집중 취재]
중앙인 커뮤니티에서 디자인학부 공예전공의 학생회비 납부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논란 중 가장 중심이 됐던 49만원이라는 높은 학생회비 액수가 비단 이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중대신문은 중앙대 전체 학과 학생회비로 눈을 넓혀 살펴봤다.
 

한번에 4년치를 납부하는 방식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돼
학생회 “단기간 바꾸기 어려워”

학생회비 사용내역 공개하더라도 완전히 투명하지 않은 경우 있어
학생들 “의심스러운 부분 있다”
 
 
  중대신문은 현재 중앙대 내 학과(‘전공’ 단위 포함) 학생회비의 금액과 납부방식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캠과 안성캠 학과를 합친 5개 계열 49개 학문단위, 총 72개 학과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51명의 학과 학생회장들과 50개 학과 82명의 1, 2학년 학생들이 취재에 응해주었다.
 
  취재 결과 학과 학생회비는 8만원부터 50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계열별로 각 학과의 학생회비 평균을 내본 결과 예체능계열이 약 43만원으로 타 계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예체능계열을 제외하고는 모두 15만원 내외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학생회비가 가장 낮게 책정된 계열은 평균 약 12만원인 자연공학계열로, 이 중 전자전기공학부는 가장 낮은 액수인 8만원이 학생회비로 책정되고 있었다.
 
  현재 학생회비 논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납부 방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에 4년 치를 납부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과는 신입생에게 4년 간의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받고 있다. 4년, 총 8학기로 나누어 생각하면 적정 금액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한번에 4년치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현 제도에 대해 상당수 학생들은 부담을 표했다. 신입생은 등록금외 별도로 입학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학생회비를 일시 납부하는 것은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사진학과의 한 신입생은 “학생회비 총액은 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에 내는 것은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회장들은 학생회비를 일시 수납하는 방식을 하루아침에 개선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신문방송학부 전성배 학생회장(3학년)은 “분할 납부를 갑자기 실시하게 되면 학생회비 전체 액수가 크게 줄어 당장 총엠티를 갈 때 숙소를 예약한다거나 관광버스를 대절해야하는 경우 등 목돈이 들어가야 할 때 예산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어영문학과 이원준 학생회장(3학년)은 “학과 행사는 대부분 신입생 때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만약 분할 납부를 하게 되면 2학년이 돼서는 납부하지 않는 학생이 많아질 것 같다”며 “일괄적으로 걷는 데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회비의 사용 내역도 논란의 한 축이 됐다. 학생회비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다며 의심을 품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사용내역 영수증을 모두 상시 공개하고 사용 내역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등 학생회비 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학과도 있었지만 내역 자체를 공개 하지 않고 있는 학과도 일부 있었다. 공과대학 2학년 학생은 “학생회비를 어디에 썼는지 공지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우리 과에서 걷는 학생회비 액수가 적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도 잘 모르겠다”며 “공지를 제대로 해줬다면 이 돈이 적당한 것인지 아닌지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사용 내역이 공개 됐다 해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의약학계열 소속 2학년 학생은 “개강총회 때 영수증을 화면에 띄워 보여주기는 했지만 어떤 내역에 쓰였는지 자세히 알 수 없는 ‘기타’ 항목의 금액이 상당히 많아 의심스러웠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애초 학생회비 수납시 학생회비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납부를 종용받는 경우도 있다. 음악학부의 한 2학년 학생은 “신입생 때 학생회비를 냈을 당시 금액이 매우 비쌌는데 왜 걷는 것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학과에서 제대로 안내를 해주지 않아 동기들 간에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타 학과로 전과를 한 경우 1학년 때 낸 학생회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공과대학 내에서 전과를 한 A씨는 “학과가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내가 전과를 했으니 남은 학생회비를 환불해줘야 하는데 학생회 측은 환불은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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