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은 꿈과 관련된 행사에 구름떼처럼 몰린다. 스타강사들의 특강부터 학교나 기업에서 주최하는 강연까지, 유명한 것들은 자리를 얻기조차 힘들다. 한 예로 삼성에서 주최하는 열정락서(열정樂서)가 있다. 우리사회의 경제, 예술, 스포츠, 경영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강연자들이 그들의 열정, 꿈,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대학생들과 나누는 자리다. 그들의 강연을 통해 성공한 나를 상상하며 멋진 꿈을 가지는 잠시의 그 시간을 갖는 것은 좋다. 하지만 정말 가슴 뛰는 나만의 꿈을 가지고, 오늘 하루 열정적으로 그 과정을 이뤄 가고 있는 대학생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든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2012년에 한 발표에 의하면 대학졸업예정자의 61.5%가 “아직 취업하고 싶은 분야나 직무, 기업 등의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한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이유가 ‘관심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였으면 좋겠건만 실제로는 ‘자신의 적성과 흥미가 무엇인지 몰라서’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대략 12년 동안 학교를 다닌 후 대학에 입학했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현실이 답답하다. 내가 그들 중 한 명이어서 그럴 것이다. 

  자기계발 서적이나 취업 대비서 같은 실용서가 넘치고 또 넘치는 요즘이지만 진로에 대해 한참 고민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가야 할 길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야기 하나. 나를 통찰하자. 나는 요즘 학교에서 영어 인터뷰 수업을 듣고 있다. 인터뷰 스킬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수업이지만 우선은 수업초반부인 지금은 나 자신에 대해 탐구하는데 수업의 전부를 할애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겠는가?”라는 교수님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의 성격,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 취미 등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직업을 찾을 때 내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들까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몇 년의 시한이 남은 취업은 차치하고, 눈앞의 많고 많은 대외활동을 지원하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으려면, 나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들이 연속되고 있다. 


  이야기 둘. 뻔한 이야기지만 도전하자. 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인근의 작은 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페이스북 덕분에 그때의 친구들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있다. 한 여자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영안실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했다. 원래 강심장을 가졌던 친구이긴 했지만 시체를 다루는 일을 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많이 놀랐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부분의 친구들이 대학에 진학한 나의 상황에서는 상상도 잘 안 되고, 쉽지도 않을 일을 시작한 그 친구가 마치 탈선이라도 한 것 같은 편견마저 들었다. 단기간의 아르바이트에 그칠거라 여겼는데 그 친구는 시체를 다루며 인체에 대해 배우는 일이 즐겁다는 업데이트를 꾸준히 올렸다.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던 친구는 부검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도전해보자. 경험이 없더라도 평소에 궁금해 했던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하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고, 또 최소한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 교수님께서 ‘헝그리 정신을 조금 더 가져라’는 친절한 조언을 해주셨다. 헝그리 정신은 삶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진로나 꿈에 대해 헤매고 있다면 자신을 철저히 파악하고,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해 도전해보자. 꿈을 이루는 길이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

김규연(영어영문학과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