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기획관리본부가 가계곤란 장학금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장학금 정책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기획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쟁대학에 비해 중앙대는 가계곤란 장학금 비율이 낮고 기타 장학금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정된 장학금 예산 안에서 가계곤란 장학금 비율을 높이겠다는 방향성엔 일단 수긍이 간다. 그러나 무엇을 줄일 것인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학본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기타 장학금 항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타 장학금 배분액을 줄일 경우 대학 내 다양한 학생활동 프로그램들이 위축될 수 있어 우려된다. 예를 들어 각 단위 학생회장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과 국내외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지원되는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일은 괴로운 선택이 동반된다. 가계곤란 장학금을 확대하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줄일 것인가. 이제 성적 장학금을 낮추는 것을 검토해볼 때가 됐다. 장학금은 우등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오랜 사회적 관습으로 성적 장학금을 삭감하는 것은 쉬운 선택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제 장학금을 재정의할 시점이 왔다. 가계곤란 장학금으로 공동체가 보살필 대상을 지원하고 기타 장학금으로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에게 소정의 혜택을 주는 일은 계속돼야 한다. 땀 흘려 공부한 학생은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는 것이 아닐까. 패러다임의 전환을 고민할 시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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