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열풍이 거세다. 아마도 한국 경제의 규모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새로운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요구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음악, 영화 등의 한국의 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가수의 독특한 개성과 더불어 한국의 색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아무튼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화의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과 바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한류의 지속은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이야기가 글로벌 시민에서 이해되고 기억될 때 비로소 가능해 진다. 마치 셰익스피어 작품이 세계 독자와 연극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동시에 영국의 문화와 전통이 그들의 가슴 깊이 새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 현상은 세계 어느 곳이든 어느 때든 셰익스피어 작품이 읽히고 공연되는 곳에선 계속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있어 지금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의 세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문학과 문화의 번역을 통해 우리 문화와 정서가 확산되었을 때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외국과의 대외 관계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창작 이야기를 통해 세계인이 우리 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할 경우, 그 영향력은 더욱 세질 것이다.


  미국계 한국인 린다 수 박(Linda Sue Park)은 고려청자를 소재로 한 『사금파리 한 조각』(A Single Shard)을 출간하여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청소년아동문학의 노벨상인 뉴베리상을 수상했다. 이 상의 수상 의미는 매우 크다. 곧 추천을 받아 이 소설을 읽는 미국의 아동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용이하게 접하여, 오늘의 한국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한국 문화 전파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은 한국문화를 소재로 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영어로 창작해 낼 수 있는 학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실 올해 초부터 동일 주제를 가지고 우리 학생들을 모아 지도하였고, 최근에 그 학생들이 고용노동부 창직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교내 연구소도 ‘글로벌 시민을 위한 영문창작 스토리텔링 콘텐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학생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대학은 인문예술 콘텐츠의 분야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추후 폭 넓고 깊이 있는 외국어 창작을 통해 한국 문학과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대학이 우리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성취를 위해 더 필요한 것은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꾸준한 관심과 열의가 아닐까?
 

추재욱 영어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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