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보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중 상당부분이 중대신문에 대한 의견입니다. “좋은 기사다” 혹은 “잘 읽었다”는 격려의 목소리도 많지만 “지나치게 편향된 의견을 실었다”거나 “특정 단체의 의견만을 들었다”며 편향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심심치않게 들려옵니다.

편향성을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안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도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기계적 객관성’입니다. 힘의 균형이 다른 주체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싣는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름 열심히 취재를 했다고 뿌듯해하며 기사를 작성해도 이러한 비판을 받을때면 풀이 죽곤 합니다. 뭐라고 반박을 하고 싶지만 틀린 이야기가 아닌지라 쉽사리 입을 열기도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는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독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도출해내기 어렵습니다. 첨예한 쟁점사안의 경우 대립각을 세우는 당사자들 모두 각자의 탄탄한 논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소 20년 넘게 살아온 중앙대 구성원들 각자의 주관이 첨가될 경우 ‘편향’혹은 ‘기계적 중립’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비판을 피하려다 보면 결국 자기검열에 빠지게 됩니다. 문제가 될 만한 소지를 과감히 제거하기 위해 민감한 이야기를 모두 도려내다 보면 결국 뼈만 앙상한 기사가 남게 됩니다. 
 
뭣하러 뻔한 고충을 네 문단에 걸쳐 이야기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독자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최근 주위의 중대신문 애독자들에게 “맥아리가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때만 해도 귓등으로 흘려 들었지만, 편집국에 앉아 이번학기 상반기에 발행된 신문을 훑어보다보니 흘려들을만한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감히 말하건데, 중대신문의 모든 기자들은 항상 열심히 취재와 기사작성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취재와 기사작성에 오롯히 일주일을 헌납하고 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점은 위와 같은 중대신문 기자들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일까 두려워서입니다. 편집국에서 지난 신문들을 펼쳐보며 이전까지의 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기자들이 기사를 써서 가져올 때 어딘가 캥기는 구석이 있는 사람처럼 이것 저것 쳐내는 모습입니다. 
 
신문 발행을 잠시 쉬는 동안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잔머리를 굴렸던 과거를 반성하게 됐습니다. 편향되지 않고 기계적 중립을 추구하지도 않으며 탄탄한 논리를 갖춘 기사를 만들어 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예전에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 다른 대학 학보사 편집장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풀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앞으로 제 임기가 6주 정도 남았습니다. 난제를 풀기 위해 이것 저것 수많은 시도를 해볼 예정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져야 할 책임은 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면에 실린 모든 기사가 맥아리를 갖출 수 있도록,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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