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프랑스의 마케팅 용어 사전에 새로 ‘아줌마’라는 단어가 포함되었다. 그 사전에 따른 아줌마는 ‘돈 많고 시간도 많아 쇼핑으로 소일하는 여자’를 의미한다. “우리네 아줌마들의 허영심과 많은 시간을 이용하여 그들의 두둑한 주머니를 노려라!” 이것이 프랑스 장사꾼들이 ‘아줌마’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아줌마는 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다른 시선에 아랑곳 않는, 성적인 매력을 상실한 나이 많은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아줌마’라는 단어만큼 우리 사회 속에서 경멸적이고 성차별적인 단어는 없을 것이다. 마치 우리네 아줌마들을 깔보는 듯한 이미지가 풍긴다. 젊은 여성들이 ‘아줌마’라는 단어를 질색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고, 아줌마이기를 거부하며 미혼여성처럼 꾸미고 다니던 미시족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아줌마’라는 단어가 그 의미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여성의 성적 매력의 가치만을 보았던 우리는 다른 진정한 가치를 가진 존재로서 여성을 대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살아온 기나긴 세월만큼이나 그 빛을 발하는 아줌마들의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아줌마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이요, 그들도 아줌마임을 자랑하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아줌마-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실현하여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성숙한 여인.’
프랑스의 마케팅 사전 속에 아줌마의 뜻이 이렇게 바뀌는 날이 오면, 우리의 인식이 이렇게 바뀌는 날이 오면 오히려 남성들이 ‘아줌마’라는 단어를 질투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남성들도 ‘아저씨’라는 말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으리라. 그런 날엔 나 자신도 아저씨임을 자랑하고 싶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