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가 처음 시작하는 3월과 9월, 수강하는 각 과목에 필요한 책을 사기 위해서 얼마가 필요한지 계산해본다. 내가 학부 전공으로 했던 인문사회계열을 기준으로, 10만원 내외였다. 아무 것도 모르던 1학년 때에는 그냥 모든 책을 사야하는 줄 알고 무턱대고 다 샀고,  2학년부턴 꾀가 생겨 선배들에게 물려받거나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 일부와 함께 제본을 하였다. 사실 이게 저작권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가난한 학생이니까’, ‘다른 데 쓰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는 데 쓰는 거니까’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이번 중대신문을 통해 지금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과 복전협(한국복사전송권협회)이 저작물 보상제도를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우리나라는 남의 창작물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관대한 편이다. 인터넷에만 접속하면 온갖 자료들이 다 있는데 굳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하는 것은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관습이 바뀌고 있다. 지금 대교협과 복전협 간의 갈등도 수업 목적의 저작물 이용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 중에 생긴 진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 학생들은 저작권에 대한 인지를 하고 있으며, 수업을 하시는 교수님들도 남의 창작물 이용에 대해 예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계신다.


  특히 대교협과 복전협의 다툼 속에 정작 중요한 저작권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중대신문의 지적은 적절해 보인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저작물 이용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저작물을 만든 저자와, 그 저작물을 직접 이용하는 교수와 학생 간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서로 간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중대신문의 제안이 반가운 이유이다.

이한별 학생(신문방송학과 석사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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