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각종 고시 준비를 시작한 휴학생들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고시 준비를 위해 휴학은 필수라는 통념에 비춰봤을 때 휴학생은 기숙사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휴학생은 물론이고 졸업생까지도 고시반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는 경쟁대학과 비교되는 처사다.

  당초 고시생을 위한 기숙사 시설로 계획한 퓨처하우스가 사실상 일반 학생을 위한 기숙사 시설로 용도가 바뀌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그렇다면 기존 고시반 기숙사인 승당관이라도 유지하면 사안은 정리될 것이지만 승당관마저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기로 계획이 세워졌다. 이러한 결정으로 승당관은 현재 신규 입사생을 받지 않고 있다.


  일반 재학생 수요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휴학생과 졸업생이 다수 포함된 고시생에게 기숙사 이용권을 우선 배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고시반 지원에 앞장 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비판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또한 대학 서열의 가늠자로 인식됐던 사법고시가 곧 폐지된다. 고시 합격자 수가 대학 서열을 가리키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일반 재학생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 대학의 여건상 휴학생이나 졸업생이 고시반 전용 기숙사 시설을 이용할 순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그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각종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멘토를 확충해야 한다. 또한 도서구입비나 학습지원비를 늘릴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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