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학생연대활동이 끝나고 학교에 와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흡연구역이 지정됐다는 것이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많은 애연가 학우들이 해방광장이나 중앙도서관 앞, 영신관 앞, 교양학관 앞 등 휴지통이 있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담배냄새를 맡으면서 가는 학우들이 얼굴을 찌푸리곤 했다. 그래서 재떨이를 연상시키는 항아리 모양의 휴지통과 재떨이가 있는 휴지통을 교체하고, 흡연구역을 설정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흡연구역이라고 표시되어있는 현수막에는 이런 말도 적혀있었다.


  ‘보행자 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이것은 여기가 흡연구역이니 보행자들은 담배냄새가 나도 참아달라는 이야기인가? 흡연구역은 비흡연자들을 담배냄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곳이 아닌 곳은 보행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흡연자 분들께서는 보행로로부터 떨어진 이곳에서만 흡연을 해주세요’라는 취지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곳 중에서는 도서관 옆이나 학생문화회관 앞과 같은 보행자들의 통행이 많은 곳도 포함되어 있어 흡연구역을 지정하지 않았을 때와 마찬가지다. 어떤 기준으로 흡연구역을 설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행자가 드문 곳으로 다시 설정하거나, 흡연구역에 밀폐된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또한 흡연구역이 지정되었다는 것만 홍보될 뿐이지 어디에 있는지는 홍보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소를 충분히 홍보해 흡연자 학우들이 흡연구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돌아다니다 보면 여전히 아무 곳에서나 흡연을 하는 학우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직 흡연구역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흡연을 하는 학우들은 자신의 흡연권만큼이나 타인이 연기를 마시지 않을 권리를 생각하여 흡연구역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아울러 담배꽁초도 꼭 휴지통에 버려 청소하시는 어머니들의 수고를 덜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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