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지면신문은 과거의 그 지위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고들 한다. 뉴미디어를 통해 손쉽게 공급되는 영상매체들이 우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상황 속에서도 신문을 집어 드는 이유는 영상과는 다르게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신문 특유의 깊이 있는 보도와 분석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내 대표 언론인 중대신문도 많은 학우가 공감하는 것들에 관해서는 깊이 있는 시야로 분석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호에 실린 심층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자 한다.

  중대신문 1774호의 심층보도 ‘게시판 전쟁’은 많은 학우가 공감하고 관심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재였음은 분명하다. 평소에 관심 있던 행사의 홍보물이나 유용한 정보를 교내 게시판에서 접했는데 덕지덕지 붙은 다른 포스터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 게시판이 있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관련 게시물을 찾아본 경험은 이제 교내에서 흔한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심층보도’라는 타이틀이 붙은 보도 기사는 6면과 7면 전체를 할애해서 현재 학내 게시판 관리 실태, 원인진단, 대안제시의 틀을 갖춰 나름 깊이 있는 보도처럼 보였다. 하지만 6, 7면에 들어간 사진만 여덟 장. 사진의 크기로만 보자면 여덟 장으로 1면을 훌쩍 넘기는 지면을 할애한 것이나 다름없다. 포스터들이 덕지덕지 붙은 게시판을 법학관, 서라벌홀, 학생회관 등에서 찍은 사진이 전체 사진의 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기자들이 이곳에 가서 발품을 팔았다’를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문지면에 할애된 너무 크고 많은 사진은 학내 게시판에 덕지덕지 붙은 포스터와 같이 정작 필요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는데 방해가 된다. 비슷한 맥락의 사진을 할애할 지면에 좀 더 분석적인 시야로 깊이 있는 기사를 할애하는 것이 진정한 “심층보도”가 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중대신문이 나아갈 방향이 아닐까?

김재성 학생 (사회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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