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아트센터의 학생들에게 ‘쿠벅’은 커피판매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트센터를 오갈 때 가장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쿠벅이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도 쿠벅이다.
 

  신문을 펼치자마자 단연 ‘쿠벅커피 본부에 소송 패소, 강제철거 눈앞에’ 기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기사는 쿠벅과 본부 간의 갈등과 소송과정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다루고 있었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뉴스가치가 있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은 뒤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본부는 왜 쿠벅을 철거하려 하는지, 쿠벅측은 앞으로 어떤 대책을 생각하는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의견은 어떤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기사의 말미에 ‘현재 쿠벅이 자리 잡은 공간을 학생들을 위한 전시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등과 같이 지나치게 간단히 양측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 전부였다. 
 

  이번 쿠벅과 본부 측의 갈등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 상세히 다룰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대신문은 단순히 정보전달의 역할을 넘어서 학교, 학생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생산하고 오프라인에서 이에 대한 담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이번 쿠벅 관련 기사는 이전의 소송과정보다 갈등의 당사자와 학생들의 의견에 더욱 집중했어야 한다. 비록 ‘페이스북 통신’란을 이용하여 이를 다루었지만, 본 기사와 연계하여 더 비중 있게 다룰 필요가 있었다.
 

  수년을 함께한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사라진 정경계단이 그랬고 의혈탑이 그랬다. 철거의 정당성을 떠나서 같은 운명에 놓인 쿠벅에 대해 중대신문이 조금 더 관심을 갖길 바란다. 앞으로 쿠벅 강제철거가 진행되거나 쿠벅 측이 항소한다면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쿠벅, 본부, 학생들의 의견을 잘 버무려내는 중대신문의 손맛을 기대해본다.

김민우 학생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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