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갑출 간호대 부총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성호 기자

빠른 시일 내에 국내 탑3 진입할 것
통합된 구성원 모두가 자긍심을 가졌으면

  간호대가 통합된 지 한 학기가 지났다.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으로 새롭게 태어난 간호대는 통합으로 매년 신입생 300명을 모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메머드급 간호사 양성소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통합 조건이었던 동문승계, 역사관 설립 등 몇몇 사안을 두고 구 적십자간호대와 중앙대 간호학과의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통합 후 두 번째 학기를 맞이한 지금, 조갑출 부총장을 만나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통합 이후 두 번째 학기다. 동문회 승계 문제와 같은 주요 갈등은 해결됐나.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각자 한 분야에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던 두 기관이 만난 통합이다. 동창회나 기존 간호대 학생들은 마치 계모가 자식을 맡은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이해한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합병으로 인한 우리의 인프라는 어마어마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색깔을 가진 두 기관이라니.
“중앙대 간호학과는 처음부터 학사, 석·박사 과정을 보유해 학구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반면 구 적십자간호대학은 간호교육이 특화된 전문 간호사 교육기관이었다. 결과적으로 각 분야에서 우수성을 띄던 두 학교가 통합돼 각자의 강점을 배가시키게 됐다. 머지않아 국내 최고의 간호인재를 배출할 것이다.”
 

  -역사관 건립도 이슈가 됐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구 적십자간호대학만의 역사관을 설립하자는게 아니다. 중앙대와 구 적십자간호대 모두의 역사를 함께 담은 역사관을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에 만들 예정이다. 11월쯤 개관할 것 같다.”
 

  -역사관 건립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서울의 내로라하는 세 개의 간호대학 중 2개 학교가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1920년 적십자간호부양성소를 개소한 이래 90여 년이 지났다. 결코 뒤지지 않는 역사다. 한 시대를 정리함과 동시에 우리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관이 곧 홍보관이 될 것이다. 현재 역사관을 위해 중앙대 간호학과와 구 적십자간호대의 각종 유물들을 모으고 있다.”
 

  -어떤 것들이 있나.
“2,30년대 졸업한 동문들의 졸업증서와 유니폼 같은 것이다. 하지만 과거만 있는 역사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 공간의 3분의 1은 출범한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의 미래를 담기 위해 남겨둘 예정이다.”
 

  -방학 중 미국을 방문했다고 들었다.
 “지난 8월 초에 안국신 총장과 함께 미국에 방문했었다. 중앙대 북미 총동문회와 적십자간호대학 미국 동문회 네 개 지부를 방문해 간호대 통합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적십자간호대학 동문회가 중앙대 북미 총동문회의 초대를 받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동문회간의 통합이 수월하게 진행된 것 같다.”
 

  -구 적십자간호대학 미국 동문회에서 발전기금을 기부했다는데.
“십시일반으로 12만 3000불을 모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한화로 치면 약 1억4천만원이다. 다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이 잘 됐으면 하는 동문들의 기도와 응원의 힘이 실린 것이다. 물론 통합으로 학교가 없어졌다며 쓴 소리를 하는 분도 있었지만 많은 동문들이 이해해줬다.”
 

  -현재 평동캠과 흑석캠을 오가며 업무를 본다고 들었다.
“지난학기는 평동캠퍼스에서 강의를 맡았었고 이번학기는 행정 업무만 하게 됐다. 출근은 흑석에서 사흘, 평동에서 이틀간 번갈아가며 한다. 평동캠 학생들이 졸업할 때 까진 계속 교차 근무할 예정이다. 평동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무사히 졸업시키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한 학기 동안 중앙대 구성원을 접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구 적십자간호대학은 단과대학 하나로 이뤄진 매우 작은 조직이다. 전체 재학생도 천명 정도다. 뭘 하든 학생들이 똘똘 뭉친다. 어떤 것에 대해 논의하든 간에 학생과 모든 교수, 교직원이 함께 의견을 도출해 합의를 이끌어낸다.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중앙대는 매우 큰 조직이다. 그래서 의견이 전달되고 반영되는 과정이 신속하지는 않은 것 같다. 당연한 거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다양성을 꼽을 수 있다. 중앙대는 구성원이 다양해 매우 활기차다. 개인적으로 간호학과 학생은 다른 학생들과 끊임없이 섞이며 성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여러 학생들을 만나면서 간호사로서의 품성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통합이 더더욱 잘 한 결정이라고 여겨진다.“
 

  -이번 학기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엔 무엇이 있나.
“영어강의의 비중을 늘리는 등 교육과정을 특화하고 간호인을 위한 영어 라운지를 만들 것이다. 요즘엔 11월에 있는 통합 1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총 동문 모교 방문 주간을 정해 통합 전 두 대학의 모든 동문을 초청할 것이다. 동문들에게 출범 후 새롭게 변한 모습과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간호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선 학생회와 많이 친해지지 못해 아쉽다. 아직은 소원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적십자’라는 특별한 명칭을 단 한 가족이다. ‘적십자’는 글로벌무대에서 가질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이다. 구성원 여러분이 이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적십자간호대학 통합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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