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이 끝나갈 때 즈음, 진로로 삼고 싶은 두 가지 분야의 인턴 면접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하나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조사하고 컨설팅하는 CSR센터였고 다른 하나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일종의 컨설팅을 하는 패스트트랙아시아라는 기업이었다. 두 곳 모두 개인적 가치관에도 부합하고, 흥미로운 곳이라 어떤 곳에 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됐다. 나름 진로에 대한 생각이 뚜렷하다 생각해왔는데 세부적인 진로를 선택하려니 적성, 유망성, 향후 경력 관리 등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헤드헌터, 삼성 CSR 담당자, 대기업 사원, 벤처기업 사원, 친척까지 동원해서 다양한 위치와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최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백번 고민하는 것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 듣는 조언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조언을 들어도 스스로 결정을 못한 상태에서 마음을 움직일만한 말을 듣기 힘들었다. 내가 들은 조언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남들이 알아주는 인지도 있는 곳을 가라’는 의견과 ‘배워서 성장할 수 있는 곳을 가라’는 말이었다.

  회사에 인턴이 들어왔는데 일 시키지 않고 과제를 주고 있다던 대기업에 있는 선배의 말과 함께 방학동안 벤처기업에서 일했던 경험들이 떠올랐다. 길지 않은 방학동안 벤처기업에서 인턴을 하면서 ‘포잉’이라는 맛집 어플리케이션을 마케팅하면서 앱스토어에서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는 기쁨을 느끼기도 했고, ‘픽쏘’라는 새로운 SNS의 개발과 마케팅 과정을 전반적으로 경험해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방학동안의 경험과 만난 사람들을 토대로 생각하면서, 지금은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학우들이 있다면 같이 한 번 생각해보고 싶다. 스스로의 성장인지, 남이 알아주는 곳인지 말이다.

  이창엽 (사회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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