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운영위원회마저 무산됐다. 지난 4월 서울캠 전학대회가 정족수 미달로 중도 무산되더니 확운위는 정족수 절반도 못 채우고 개회도 못했다. 확운위는 총학생회장부터 각 학과 학생회장들까지 참석하는 학생 대표자 회의로 보통 전학대회가 무산됐을 시 열린다. 전학대회가 무산되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지만, 확운위 마저 열리지 못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동안 학생총회, 전학대회 등 학생의결기구가 무산될 때마다 ‘책임감 없는 학생대표자’ 따위의 말로 개별 학생대표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이번 확운위 무산에 대해선 총학생회의 책임이 크다. 상정된 안건이 지난 전학대회와 다를 바 없고, 홍보는 대자보와 중앙인커뮤니티에 올린 공지가 전부였다. 이런 자리에 학생대표자들이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사명감을 불태우며 참석하리라는 총학생회의 기대는 순수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학생의결기구가 힘을 잃어갈수록 손해 보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다. 1학기가 다 끝나도록 ‘교육환경 개선 요구 성명서’ 하나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콩나물 강의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공부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직 기회는 많다. 하지만 더 이상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로는 안된다. 학생 권리 대변은 총학생회의 중요한 과제다. 54대 총학생회는 남은 임기동안 학생의결기구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학생총회는 바라지도 않는다. 2학기 전학대회 만큼은 꼭 성사돼 학생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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