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위험지역에서 발생한 범죄는 공포심을 자극하기 어렵다. 사람들에겐 평소 안전하다 여긴 익숙한 장소에서 일어난 경미한 사건이 타지에서 일어난 참혹한 범죄보다 무서운 법이다. 안성캠퍼스에서 발생한 납치 미수 추정 사건이 ‘미수’와 ‘추정’에 그쳤다지만 학내 구성원들에겐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캠퍼스가 치안 안전 지역에서 위험 지역으로 변하는 순간 학생들은 스스로를 잠재적 피해자로 여기게 된다. 내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위협적으로 느껴질 때, 넓은 안성캠퍼스 부지는 안전한 보금자리에서 호신용품 없인 다니기 두려운 공간이 된다.


납치 미수 추정 사건 이후 안성캠 행정지원처와 학생지원처가 보여준 발빠른 대처는 환영할 만하다. 순찰 경로를 조정하고 규찰대를 보강하려는 시도도 현재 활용 가능한 인력과 재원으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일 터이다. 외부인들에게 개방된 넓은 캠퍼스, 높은 심야시간 통행률로 치안 유지가 쉽지 않는 상황에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다만 새롭게 제도를 보강한 만큼 방범대와 규찰대에게 학내 치안에 대한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주지시킬 방안이 필요하리라 본다.


치안 문제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한 번의 방심으로 캠퍼스 치안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이번 대책안이 한시적인 면피용에 그치지 않고 안전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분수령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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