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최첨단 시스템
  • 이호 기자
  • 승인 2012.04.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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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속한 학과는 인원이 많다, 그래서 주로 대형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이런 대형 강의실에는 전자출결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학생증만 있으면 누구나 간편하게 전자출결 단말기에 찍고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체계는 가히 IT 강국 한국에서나마 볼 수 있는 체계일 것이다. 수업 시작할 때 가만히 교실에 앉아서 언제쯤이면 내 이름을 불러줄지 혹시나 놓친 건 아닌지 조마조마하며 출석을 부르는 것 보다는 훨씬 편리하다.
 하지만 너무 편리한 나머지 악용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전자출결로만 출결 관리하는 수업에서는 어김없이 수십 명의 학생들이 단말기에 학생증만 찍고 나가버렸다. 결국 교수들은 전자출석을 하는 것과 별도로 지정좌석제를 운영하거나 출석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출결관리를 했다. 전자출결이 있으나 마나 하게 된 것이다.
 애초의 전자출결제도가 도입될 때부터 대리출석, 출석확인 후 퇴실 등 많은 문제가 우려됐다.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그 우려가 현실이 됐고 교수와 학생 모두 암묵적으로 전자출결제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출결관리를 했다. 본부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었지만 2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본부는 어떠한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
 전자출결제도는 2010년도 학생증이 전자화 되면서 우리은행의 지원 하에 실시된 제도다. 전자출결 단말기의 설치와 전자출결 시스템 구축비용은 모두 우리은행에서 지불했으며 이들에 대한 유지, 보수도 우리은행에서 책임지고 있었다. 사실상 제도를 변경하거나 보완하려면 우리은행을 때놓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본부는 제도 개선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본 적도 우리은행과 협의를 해 본적도 없다고 했다. 전자출결 도입이 우리은행과 본부와의 협의 사안인 만큼 제도에 책임을 지는 기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이 전자출결제도 도입을 추진했던 교직원, 우리은행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제도를 보완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주대에서 하고 있다는 얼굴인식 전자출결제도나 한양대에서 논의 중인 지문인식 전자출결제도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 그렇지만 완벽한 제도를 향해 제도를 고쳐 나갈 수 있다. 2년 동안 전자출결제도를 방치해 뒀던 만큼 본부는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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