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는 더 이상 문제아들의 집합소가 아니다. 좀 더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환경에서 교육하는 장소일 뿐이다. 공교육의 획일적인 학습 시스템에 지친 어른들은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다. 자연스레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초등대안학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안양에 위치한 초등대안벼리학교의 교사 배영길 선생님을 만났다. 하루 종일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벼리학교와 배영길 선생님의 교육관을 알아봤다.   
 

벼리학교의 하루

아침 9시. 벼리학교 아이들이 등교할 시간이다. 배영길 선생님은 지금이 가장 설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쩐지 선생님의 표정이 좋지 않다.
-무슨 일 있으세요?
“어제 이삭이라는 아이가 몸이 안 좋아 학교에 오지 못했어요. 오늘은 올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다행히 저 멀리 이삭이가 보인다. 친구들과 장난치며 오는 것이 그래도 많이 나아진 모양이다. 아이들이 하나 둘 은하수반에 모인다. 은하수반은 5학년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이다.
-5학년 담임을 맡고 계신 건가요?
“네. 제가 5학년 은하수반을 맡고 있어요. 벼리학교는 한 학년이 한 반으로 구성돼있어요. 평교사만 6명이 계시는 거죠. 대표선생님, 교장선생님을 포함해 아이들 10명 당 1명의 선생님이 있다고 보면 되요.”
1교시. ‘마음열기’를 시작한다. 13명의 아이들이 삥 둘러앉아 어젯밤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한다.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셔서 속상했던 얘기, 자기 몸 상태에 대한 얘기, 하다못해 tv를 보며 먹었던 과자 이야기까지 화젯거리도 다양하다.
-1교시가 ‘마음열기’라니 특이하네요. 뭘 하는 시간인가요?
“매일 아침 차를 마시면서 어젯밤엔 뭐했는지, 자기 마음 상태가 어떤지 얘기하는 시간이에요. 속상한 일이 있었으면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마음이 풀어지기도 하고,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서 ‘저 친구가 오늘 마음이 아프니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거든요. 마음을 연 후에 배움을 시작해요.”
-‘마음열기’ 활동으로 아이들 마음이 진짜 열리나요?
“그럼요. 당장 표정부터 밝아져요. 간혹 너무 힘든 일이 있었던 아이가 있으면 그날은 수업을 하지 않아요. 아이들 마음이 열리지 않는데 어떻게 배움을 할 수 있겠어요. 그런 날은 주변 하천으로 산책을 가거나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요.”
마음열기 시간에 태경이라는 여자아이가 감기에 걸려 몸이 아프다고 말한다. 2교시엔 학급회의를 할 계획이었지만 마사지 수업으로 변경한다. 2명씩 짝을 지어 한 명은 눕고 한 명은 마사지를 시작한다.
-갑자기 시간표를 바꾼 이유가 뭔가요?
“벼리학교는 공동체 중심의 대안학교거든요. 친구가 아프니까 회의를 진행하기 어려워서 마사지 수업으로 바꿨어요. 저희는 국정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게 아니니까 모든 수업을 학생들 개인에 맞게 바꿔서 진행해요.”
뒷목부터 마사지를 시작한다. 마사지해주는 친구가 태경이에게 묻는다. “괜찮아? 시원해?” 태경이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깨, 팔, 허리, 다리 순으로 주무른다. “해주는 그대로 받을 거니까 더 시원하게 해줘야해” 간지러운지 여기저기서 꺄르르 웃음이 터진다. 이번엔 태경이가 친구를 마사지해줄 차례다. 작은 손으로 친구의 어깨를 꼭꼭 주무른다. 어느새 2교시가 끝날 시간. 선생님은 “자 이제 서로 안아주기”란 말로 수업 종을 대신한다.
-서로 안아주는 게 특이하네요.
“안아주는 것은 고맙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에요. 저희는 반갑다는 표현, 헤어져서 아쉽다는 표현, 고맙다는 표현을 포옹으로 대신해요. 포옹도 대충 하는 게 아니라 힘껏 꼬옥 안아요. 포옹을 함으로써 진심이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포옹을 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고요.”
마사지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배움을 시작한다. 학기 초여서 오늘은 교실 꾸미기를 할 작정이다. 선생님이 교실 문, 칠판, 밭 가꾸기, 청소 이렇게 네 부분의 지원자를 받는다. 아이들 대부분이 칠판 꾸미기로 몰린다. 교실 문 꾸미기에 1명, 밭 가꾸기에 1명, 청소엔 0명이다. 인원을 나눴으니 본격적으로 미화작업에 나선다.
-적절히 다른 작업에도 인원을 나눠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럴 수 없죠. 아이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해야죠. 아이가 칠판 꾸미기를 하고 싶은데 청소를 시키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을까요? 청소는 칠판 꾸미기를 마치고 나서 다 같이 하면 되죠. 저희 학교의 모토 중에 하나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다’에요. 잠시 뒤의 행복(깨끗함)을 위해 현재 아이들의 행복을 포기시킬 순 없다고 생각해요.”
정신없이 하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아이들이 직접 쌀을 씻고 밥물을 맞춘다. 쌀과 잡곡은 벼리학교 1층 유기농 식품점 ‘살림터’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아이들이 밥을 직접 짓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교육 과정에 밥살림이라는 게 있어요. 1학년은 밥짓기, 화전, 화채 만들기와 김치 담그기, 2학년은 나물 무치기, 상차리기를 배우고요, 3학년은 빈대떡 부치기, 4학년은 두부 만들기와 국 끓이기, 5학년은 각종 찌개 끓이기와 장 담그기, 6학년 졸업반은 묵 만들기와 소박한 밥상 차리기를 해요. 예전에 가을 들살이(수련회)로 2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강원도 정선을 갔었는데 숙소에 계신 아주머니들이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칼을 들고 요리를 하냐”며 놀라시더라고요(웃음).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모두 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거예요.”
-교육 프로그램이 특이하네요.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배움 과목 외에 살림이라는 과목이 있어요. 밥살림, 흙살림, 옷살림, 집살림 이렇게요. 밥살림은 음식을 만드는 거고 흙살림은 농사일을 하는 거예요. 반별로 작물을 선정해서 퇴비내고, 이랑을 만들고, 씨앗을 심고, 추수하고 또 씨앗을 내죠. 옷살림은 실뜨기, 바느질을 하거나 저고리겧瑁?등을 만드는 활동이고 마지막으로 집살림은 찻상이나 생활용품을 만들고 마지막으로는 집도 지어요. 살림은 나의 삶도 살리고 주변 환경도 살린다는 의미에요.”
-아이들이 힘들어하진 않나요?
“힘들지만 재밌어 해요. 아이들이 못질도 많이 하니까 다치기도 하죠. 저희가 주변 정형외과 단골이에요(웃음). 요즘 유치원에선 친구가 얼굴을 할퀴면 치료비뿐만 아니라 성형수술 해주겠단 각서를 쓴다더라고요. 저희는 반대에요.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시행착오를 겪어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활동에 전혀 거리낌이 없어요.”
-그런 교육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삶과 관련이 없는 것을 배운다면 그건 모두 공허한 거잖아요. 엄마, 아빠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우리 아이들은 밥도 직접 해먹고, 필통, 배낭, 책상 등을 다 만들어서 사용해요. 심지어는 옷도 스스로 지어 입어요. 6학년 졸업식 때는 자기가 만든 생활한복을 입고, 자기가 만든 밥과 반찬을 자기가 만든 그릇에 담아 부모님께 상을 차려드려요. 그래야 졸업이 되요.”
설거지를 담당한 아이들이 쌀뜨물 한 바가지와 ‘깨물(깨끗한 물)’ 두 바가지를 들고 온다. 1차로 쌀뜨물로 접시에 남은 음식물들을 씻어낸 후에 2차로 깨물에 두 번 씻어낸다. 벼리학교만의 독특한 설거지 방식이다. 해는 기울어 어느덧 3시, 하교할 시간이다. 마음열기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둘러앉아 마음나누기를 시작한다.
-마음나누기는 무엇인가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나누는 시간이에요. 집에 가서 고민하고 속상해하지 않으려면 나눔의 시간이 꼭 필요해요. 하루는 두 친구가 싸웠었는데 그 친구들이 풀릴 때까지 모든 아이들이 1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어요. 아이들 마음이 왜곡되지 않게 도와주는 시간이죠.”
마음나누기가 끝나고 아이들은 가방을 챙긴다. 종례는 역시 포옹으로 대신한다.

영길선생 이야기

-이렇게 하루 종일 아이들과 있다 보면 지치시겠어요.
“간호사 선생님, 대안학교 선생님들의 이직률이 굉장히 높데요. 육체적인 노동 강도가 세거든요(웃음). 아이들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어떨 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좋고 함께하는 게 행복하니까 계속 할 수밖에 없어요.”
-벼리학교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올해로 6년 차에요. 졸업하고 계속 교육관련 일을 해왔어요.”
-대안학교 교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2001년에 일산 청소년센터에서 근무할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한 여학생을 만났어요. 참 봉사를 많이 하던 학생이었어요. 하루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냐 물으니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같은 교육 쪽이라 반가워서 ‘선생님이 돼서 뭘 하고 싶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 학생이 굉장히 냉소적으로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선생님이 돈 잘 벌고 제일 안정적이잖아요’라고 하더라고요. 물건을 팔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상도를 지키는 선에선 이익을 챙겨도 되잖아요. 하지만 교육은 아니죠. 그 학생의 얘기를 들으면서 중겙玆紵剋壎湧?마음이 많이 다쳐있고 풀 수 없을 만큼 꼬여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로 오게 됐어요. 참 속상한 얘기죠.”
-선생님은 공교육을 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내셨을 텐데요.
“네. 그래서 한편으론 아이들이 부러워요. 제가 공교육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살려주지 못하는 교육체제가 불만이었거든요.”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나요?
“정부 비인가 학교라 지원이 거의 없어요. 요즘들어 1년에 1,000만원 정도 지원이 나오긴 하지만 한시적이고요.”
-거의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거겠네요.
“그렇죠. 등록금과 주변 분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요.”
-등록금만으로 선생님들의 인건비 충당이 가능한가요?
“대안학교 선생님들 급여가 상당히 적어요. 대기업 초봉의 1/3정도 돼요. 돈을 좀 적게 받아도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가는 삶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사모님이 싫어하시진 않으세요?
“대안학교 교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해줘요. 우리 아들 녀석이 이제 18개월 됐는데 항상 빠듯하게 가정을 유지해야 되니까 아이를 위해 사고 싶은 걸 아껴야할 때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제 애교로 상쇄시키고 있죠(웃음).”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하루 종일 학교에만 투자하다보면 사생활이 없을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솔직히 힘듭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하나 둘씩 끊기고요(웃음). 아이들과 실제로 만나는 시간은 수업시간 뿐이지만 학교 밖에서도, 퇴근을 해서도, 심지어는 꿈속에서도 아이들을 만나요. 그렇기 때문에 긴장도가 높죠. 이런 부분을 편안하게 풀어내는 것이 대안학교 교사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좋다고 할 순 없는데(웃음). 학교가 끝나고 선생님들이 맥주한잔을 하러 가잖아요. 그럼 대화주제의 99%는 아이들 얘기에요. 전교생이 60명인데 모든 아이들 얘기를 다해요.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죠.”
-아이들 가르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졸업식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많이 신경 쓴다고는 하지만 하나하나 다 챙겨줄 수는 없잖아요. 저는 10개 중에 8개밖에 못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졸업할 때 보니까 기적처럼 다른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의 손길에 의해 나머지 2개가 다 채워진 모습을 보면 굉장히 감격스러워요. 그리고 축하의 말 대신에 그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해요. 너처럼 멋있고 당당한 아이가 나의 제자여서, 내가 너의 선생님이어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고요. 그걸 보면서 인생에 대해 많이 배우죠.”
-반대로 가장 힘든 경우는요?
“마음을 다친 아이에게 많은 사랑과 노력을 줬음에도 그 아이의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죠. 연인이 속상해하는 모습을 한두 달 지켜보면 어떻겠어요. 속상하죠.”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참교육이란 어떤 건가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약속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야단치지 않기로. ‘너 청소할 시간 됐는데 왜 안해!’라고 윽박지르면 아이들은 ‘저 선생님이 날 못 믿는 마음이 있구나’하고 생각하거든요. 그것 때문에 청소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게,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급여가 많은 편이 아니고 일도 힘든데 계속 이 일을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이 일이 다른 일을 하는 것 보다 기회비용이 적다고 생각해요. 다른 일을 하면 급여가 높거나, 직장이 안정적이거나, 체력이 많이 안들 수 있겠지만 지금 제 인생에서 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삶이 제게 가장 이익인 것 같아요.”
-선생님 자녀분은 일반학교와 대안학교 중에 어느 학교에 입학시키고 싶으세요?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주 이런 질문을 해요. ‘쌤~ 지운이(자녀)도 벼리학교 와?’ 그러면 저는 ‘당연하지. 8살 되면 와’라고 합니다. 제 아이가 다녔으면 하는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한 삶의 흐름이기도 하고요.”
-요즘 교권이 많이 추락했다고들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일반학교 선생님들이 정말 고생하신다고 생각해요. 그에 비해 저는 조금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죠.”
-선생님이 가르치고 계신 교육이 공교육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고 확신하시나요?
“일반학교와 대안학교는 내용과 흐름이 다른 부분이 확실히 있어요. ‘대안교육이 공교육보다 더 낫다’고 인식하거나 말을 해버리는 순간 우열이 생겨버려요. 그것은 단지 다른 것이지 각자 자신의 삶을 완성하려는 노력은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함께해서 기분좋은 벼리학교는…
흔히 사람들은 대안학교를 문제아들이 다니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물론 예전에는 그랬다. 하지만 현재는 억압적인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안학교는 교육 내용과 교과 과정을 스스로 정하기 때문에 각 학교마다 배움에 대한 신념이나 프로그램이 조금씩 다르다.
학교 이름도 독특하다. 이름 앞에 지향하는 바를 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어린 구도자를 기르는 산돌학교,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성미산학교 등이 있다. 그 중 벼리학교는 공동체를 지향점으로 삼는 학교다. 배영길 선생님은 “아이들이 함께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 이름을 벼리학교로 지었다”고 말했다. 정식 학교 이름은 ‘함께해서 기분좋은 초등대안 벼리학교’다.


인가 학교와 비인가 학교
대안학교는 인가를 받은 학교와 받지 못한 학교로 나뉜다. 인가학교가 되기 위한 법적 기준이 있다. 하지만 인가를 받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관할 교육청의 기준이 워낙 까다로워 승인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대안센터의 운영지원팀 김민경씨는 “인가학교가 되기 위한 대표적 기준으로는 보통 학교처럼 정부에서 원하는 교육시설을 갖추고, 교육과정을 반 이상 완수해야 한다는 것과 대안학교 교사는 정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벼리학교는 관할 교육청의 승인을 받지 못한 비인가 학교다. 따라서 대안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진학하고 싶을 경우 중등대안학교를 가거나 검정고시를 쳐야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검정고시 평균 응시연령이 만12세 이상으로 제한됐기 때문에 대안초등학교를 졸업해도 바로 검정고시를 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연령 제한이 폐지돼 바로 중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됐다.

배영길(38)= 중앙대 청소년학과 94학번. 4학년이었던 97년도에 문과대 학생회장을 역임하고 입대했다. 같은 해에 IMF 금융위기 사태가 일어났다. 제대하고 학교에 돌아오니 대학의 낭만은 사라진 상태였다. 부모들이 실직하고 당장에 취업이 힘들어지니 여유가 없어졌다. 94년도부터 97년까지 3년 동안 중앙대에서 보낸 시간들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졸업하고 일산청소년센터에서 근무했다. 그곳에서 현실에 타협하는 한 학생을 보고 대안학교에서 일하기로 결심한다. 현재 안양에 위치한 벼리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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