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게 내린게 아니여


2011년을 뜨겁게 달군 ‘반값등록금’ 열풍으로 중앙대의 등록금이 2.3%인하됐다. 등록금 인하를 위한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얻어낸 성과로써는 성에 차지 않는 인하율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등록금을 대폭 내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생색내기’ 인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안국신 총장의 말처럼 이번 등록금 인하는 면피용에 그쳤다.
2.3%, 319억의 감축분도 공것은 아니었다. 연구비와 학생경비 항목에서 눈에 띄게 예산이 축소됐다. 연구비는 작년 추가경정예산 대비 74억원 가량이 줄었으며, 교내장학금과 실험 실습비 등을 포함한 학생경비에서도 34억원 가량이 삭감됐다. 319억원 감축이 위의 두 항목에서의 예산 감축에 힘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두 항목 모두 학내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항목인 만큼 연구 학생 경비 항목의 예산 감축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런 가운데 건설 사업비는 지난해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는 422억원 정도로 책정됐다. 4억원 가량이 줄어든 금액이다. 교육 여건 및 연구력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중앙대인 만큼 전체 예산이 감축됐다 해서 투자를 줄일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결정일 것이다.
달콤한 전망이 현재의 목마름을 채워주기란 어렵다. ‘대학 발전’이라는 대의는 모두가 공감하나, 줄어든 학생지원금, 대형 강의 확대 등이 낳는 피로감이 구성원들을 지치게 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달리는 말에 더해지는 매서운 채찍질이 때론 말을 더디게 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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