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을 회비납부 방식으로 돌리며 단체를 위축시키는 방법, 중앙문화 사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상 단체가 본부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견지해왔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안국신 총장이 중앙문화 사태에 대해 사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중앙문화 사태와는 달리 교협 회비 납부방식 전환은 자금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교협이 모든 교수들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읽힐 수도 있다. 이는 교협의 대표성을 격하시키는 방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절차상으로도 하자가 있었다. 개인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그 주체는 본부가 아닌 교수 개인이 교협을 통해 풀어가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본부측은 총장단 회의를 통해 자율납부방식을 강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은 ‘일부 교수의 이의제기’보다는 ‘교협의 비판적 논조’와 용이하게 연결지어 진다.
 
  이번 사태는 학교가 비판적 논조를 지닌 세력을 포용하는 태도로 연결되어 스스로의 품위를 낮추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본부측에 이러한 의도가 없었다면, 정말 돈이 문제였다면 이는 본부가 아닌 교수들이 교협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본부의 모습은 교수 개개인을 위한 행동이라기 보다 특정 단체를 겨냥한 행동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오이밭에서 신발끈 매지 말고 감나무 밑에서 갓끈 매지 말라했다. 이럴 때일수록 견제세력에 대한 태도로 오인받을 수 있는 행동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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