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을수록, 시가 좋아질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시가 자기들끼리 자기들만 아는 말로 떠드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면 조금 무력해진다. 그리고 씁쓸하다. 내게 아무리 시가 재밌고 좋은 것이어도, 그것이 아주 좁고 작은 세계(아무도 관심 없고, 아무도 모르는) 일뿐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일은. 그래도 사실이다. 시는 읽는 사람만 읽는다. 재미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으니까. 시가 대중과 먼 곳에서 저 혼자 떨어져 있는 일이 나는 솔직히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번 중대신문의 ‘한국 시의 집’에 대한 기사는 반가웠다. “대중에게 손 내밀기 박물관이 변화한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기사는 우선 기자님의 발품의 흔적이 엿보여서 좋았다. 한국 시의 집에 처음 들어서서 나올 때까지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시인의 흔적들을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또한 현대시 종합박물관인 ‘한국 시의 집’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우리들에게 낯설고 어려운 ‘시’ 자체에 대해서도 묻고 답하고 있어서 좋았다. 시와 관련한 짤막한 질문과 답변이었지만 시가 왜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건지, 언제부터인지와 같은 중요한 질문들을 묻고 답해주고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시가 짤막하게라도 직접 인용되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시는 누구나 다 써요’ 영화 <하하하>에서 문소리는 그렇게 가볍게 말했다. 그건 정말 설레는 대사였다. 시는 누구나 다 쓰고 읽는 것. 그렇지만 시는 점점 어려워지고, 대중에게서 멀어져간다. 대중에게 손을 내민다는 측면에서 접근한 좋은 기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우리에게서 멀어져가는 것들을 이어주는 좋은 기사들을 부탁드린다.

공현진 국어국문학과 4학년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