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창공을 훨훨 나는 수많은 조류가 있는데 그들 새중에 재미있는 참
새(省)와 대붕(大鵬)이 있다. 참새는 인가의 처마 및 지붕에 짚등으로 둥지
를 만들어 사는 군집야생조류이다. 대붕은 한번 날면 구만리를 오른다고 하
는 몸집이 큰 영물의 새를 말한다.

사람들은 두새를 의인화하여 인용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참새와 대붕의 뜻
을 빌린다. 참새의 뜻은 먼곳과 깊은 것을 보지 못하고 주위에 있는 방앗간의
먹이를 쫓아 움직이는 천박함을 빗대어 말하면서 적은 지식을 갖고 많은 것을
아는 체 하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에 대붕의 뜻은 먼곳과 깊은 것을 보고 널리
날으면서 자기가 찾는 먹이가 아니면 취하지 아니하고 큰 뜻만을 찾는 강한
기상에 맞추어 선비와 지식인이 취할 도리에 빗대어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참
새는 작은 이익을 중시하고 자기 주장을 앞세우고 자기 소속의 이익만을 챙기
는 것에 비유되고 반대로 대붕은 전체와 부분의 조화를 위하여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자기의 이익을 희생할 줄 아는 설명에 자주 비유된다.

인간의 경륜(經綸)은 무엇인가. 조직을 잘 다스리고 일을 조직적으로 잘 계획
하는 것을 말한다. 경륜은 많은 학식과 오랜 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지적창조
력(Brain power)이며 이것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무형의 자산인 구상력(構
想力)의 구체적 내용이다.

경륜은 지식의 응용이며 지혜의 결과이다. 이것은 모든 조직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판단하는 식견이며 반대로 하지않아야 할 일을 구별할 수 있는 혜안이
다. 이것이 현대적 의미의 리더쉽이고 경륜이다.우리 대학교의 실정은 어떠한
가? 세계의 명문대학과 국내 일류대학으로의 발돋움을 위하여 많은 장기발전
계획 및 우수한 프로그램이 수립되고 지금은 `신 르네상스운동'의 이름으로 대
학 중흥의 큰뜻을 펴고 있다. 목표에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러나 목표를 달
성하기 위한 실천방안에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어떻게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집약하여 조직내적 단결과 조직외적 충실을 기할것인가에는 먼
저 기본(基本)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의 출발은 첫째, 재단은 앞으로 실천가능하지 않은 공약은
용기있게 하지 않아야 하고, 제1.2 캠퍼스의 운영은 선의의 경쟁체제로 전환
되어야 하며 교수임용제도는 교수사회의 질적충실과 질서를 위해서 미국식
Tenure제도를 채택하여야 하고, 둘째, 교무행정에서는 교수출강을 주 3일로
하여 요일별 과목당 한시간 강의의 원칙을 실시하고 언어계열등의 수강단위
는 대폭 낮추어 실시하여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예산의 부담 및 이용시설의
제약성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실천되어야 한다. 셋째, 학생행정에서는 지금의
중앙집권식에서 소속대학.학과단위로의 분권적 업무분장의 재편성이 필요하
고 자금과 인력을 대폭 이양하여야 하며 넷째, 지원행정에 있어서는 도입초기
의 진통을 무릅쓰고라도 수익자 부담원칙을 정착시키고 불친절서비스를 개선
하는 일에서 기본을 찾아야 한다. 다섯째, 학생들은 새로운 학문의 성취를 위
하여 수강과목의 균형을 바로 잡고 평가의 공정성을 준수할 때 출발의 기반이
확고하게 된다.

이와같은 모든일의 기본을 다시 되새겨 보고 조직구성원들의 자기성찰, 희생
및 초월이 이루어질 때 우리 대학교는 조직 내실화를 실천하고 대붕의 뜻으로
제2의 대학웅비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백 석 현<사회대 상경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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