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판부 폐지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담당자(출판부 담당 연구 협력처 직원)에게 연구 기능 활성화를 위해 출판부의 기능을 더욱 강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출판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시류에 역행하는 방침이라고 생각한다. 또, 폐지 과정상의 문제점은 출판부 폐지에 대한 공문이나 논의도 없이 시행됐다는 점이다. 운영 방식의 개선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폐지만을 고집한 것은 문제가 있다.

△출판부 폐지에 따른 직접적인 문제점은

-출판물의 관리 및 처리 문제가 난감하다. 내 책을 예로 든다면 ‘국악 감상’의 경우 수요가 많음에도 앞으로 구할 수 없게 되었고 서점에서 나에게 책을 개별적으로 주문할 경우 책의 운반과 그 밖의 경제적 문제도 복잡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인적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중앙대 교수들의 연구 실적을 평가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질적 연구 자료인 서적의 발간을 통해 이루어져오던 연구업적 평가가 어렵게 되었고 연구 자료의 재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이러한 출판부의 부재는 중앙대 교수들의 연구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출판부가 연구 활동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도움을 주는가

-연구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일반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자 할 때는 받을 수 없는 인쇄비, 출판비 등을 연구비 차원에서 지원 받을 수 있는 곳이 대학 출판부였다. 이러한 대학 출판부를 통해 많이 보지는 않지만 연구에 무엇보다 필요한 책을 발간할 수 있었다.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발간을 하지 않는다면 5천권이 팔리는데 20년이 걸렸다는 칸트의 ‘순수 이성비판’과 같은 책은 현재까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연구 목적의 책이 학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았는가.

△출판부 폐지의 가장 큰 문제점인 적자 운영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전문 관리인의 영입이 필수적이다. 마케팅, 사업 운영 등에서는 전문적인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현재 교직원이 맡는 출판부 체제의 경우 인사 발령이라는 2년의 시간적 제약과 전문성의 결여로 출판부 운영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시장 조사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일률적 부수의 출판에서는 유동적 수요에 대처할 수 없으므로 수요 예측형 출판이 시행되어야 한다. 서적 판매 후 대금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하자면 현 서울대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독립 체산제를 활용하는 것이다. 출판에서 독자적 서점의 운영권까지 출판부의 기능을 독립화시키는 것이다.

△출판부 폐지에 대해 다른 교수들사이의 반응은 어떠한가

-전반적으로 나와 비슷한 입장이다. 김영모(문과대 사회복지학과)교수는 과거 출판부 활성화를 위한 출판기금을 마련한 적이 있는데 그것의 활용으로 출판부를 활성화시키자는 입장이고, 김선풍(문과대 민속학과)교수는 교수들의 연구 업적을 발행하는 출판부를 폐지한다는 것에 강한 불만감을 표출했다.

△대학 출판부가 살아남기 위한 대책이나 방안을 듣고 싶다

-학교측에서 출판부 지원의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 교수들의 연구비를 출판부에 어느 정도 지급한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지급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교수들의 논문 출판에 대해 연구비를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책 출판에 대한 성과급을 주는 것이 출판부 활성화와 교수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앞에서 말했지만 전문인 영입으로 경비 절감 및 적자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출판부가 있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말한다면

-대학 출판부가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큰 기여를 해 왔다. 교수들의 연구를 책을 통해 발간되고 되고 독자들의 평가를 통해 연구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출판부의 계속적 존재에 가장 큰 당위성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출판부 폐지에 대해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 출판부가 없어진 현 상황에서 학교가 연구 기능의 활성화에 대한 보완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과연 출판부를 대신할만한 기능의 기관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얼마동안은 출판부가 다시 만들어지진 않겠지만 교수 연구비를 출판부로 돌려서라도 살리고 싶다.

<고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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