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출판 단지는 북카페 밀집 지역이다. 합정동 일대에 위치한 출판사 역시 홍대에서 상수동, 합정동까지 이어지는 카페벨트를 노리고 있다. 출판사는 이제 출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선다. 출판사가 공간에 끌린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영세 출판사의 새로운 돌파구=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31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베스트셀러 200위에 오른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1290부를 팔았다. 같은 베스트셀러라도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소비시장의 양극화는 출판 업계의 양극화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일부 베스트셀러로 쏠리는 탓에 영세 출판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 영세 출판사들은 도서 판매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힘들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카페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영세출판사들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장점을 지닌 카페에 관심을 돌렸다”고 전했다. 출판사들은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매김한 커피에 매출의 희망을 걸었다.


독자의 욕구를 알기 위한 수단= 이제껏 출판사와 독자 간의 소통은 온라인을 통해서 이뤄졌다. 1990년대 후반에는 홈페이지로, 2000년대 중반에는 블로그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또 다른 마케팅 방법으로 떠올랐으나 출판사는 온라인 공간의 한계를 느꼈다.


출판사 산하 공간은 독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된다. 직접적 만남을 통한 대화는 온라인상의 대화보다 독자의 욕구를 더욱 깊이있게 파악할 수 있다.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는 “독자와의 만남을 통해 출판 작업에 독자의 욕구를 반영시킨다”고 말했다. 높은 판매고를 올린 장르를 파악해 공략하고, 온라인상에서 독자의 글을 통해 독자의 욕구를 분석하는 시대는 지났다.


카페와 출판사의 Win-Win= 커피와 책은 휴식이라는 공통된 이미지를 지닌다. 따라서 출판사와 카페는 서로 필요로 하는 관계다. 비대해진 카페 산업은 넘쳐나는 공급을 가져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영세카페는 다른 카페와의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휴식’이라는 카페의 이미지에 책은 제격이다. 출판사 역시 새로운 공간에 진출함에 있어 카페를 선호한다. 매출액이 높다는 좋은 조건을 지녔기 때문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카페는 접근성과 매출 면에서 출판사가 가장 원하는 조건을 가진 공간이다”고 전했다.


출판사의 공간 진출, 문화트렌드가 된 커피의 시기적 맞물림과 휴식이라는 공통된 이미지를 통해 카페와 출판사는 결합했다. 상부상조함으로써 서로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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