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최 확정 후 자크로게 IOC위원장과 개최도시 계약서를 주고받는 박용성 이사장.
  2011년도 국가적 경사로 꼽을 수 있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국토대장정에 나선 학생들은 결과 발표날에 맞춰 평창에 도착해 유치성공을 염원했고, 그 일은 이루어졌다. 그리고 유치 성공에 중추적 역할을 한 박용성 이사장은 그 현장에 있었다. 아래는 박용성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국가적 경사로 화제가 되었는데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소감이 어떤가
  평창이란 두 글자가 발표되던 순간은 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함께 고생했던 유치위원들과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면서 이게 꿈인가 싶었지요. 지금도 그 벅찬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1982년 대한유도회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지 30년 만에 맛보는 제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유치의 감동은 잠시 뒤로하고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어렵게 유치해놓고 남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것입니다. 또 종목별로 유능한 경기 운영요원을 양성해 완벽한 대회운영이 될 수 있도록 2018년까지 할 일이 많습니다.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실패할 때마다 ‘혈세 낭비다’, ‘국력 낭비다’는 여론도 있었다.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이었는가
  평창은 꼭 된다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세 번째 도전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두 번의 실패를 겪는 동안 갖가지 부정적인 여론들도 많이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강원도민을 비롯하여 국민 모두의 올림픽 유치 열망을 바탕으로 도전한다면 이번만큼은 유치가 가능할 것이란 믿음도 생겼습니다.
 

  또한 지난 두 번의 유치에 실패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해 왔습니다. 이는 IOC와의 약속이기도 했는데 이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쌓은 신뢰를 내세워 IOC위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확신으로 끝까지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88 서울올림픽에서도 경험했듯이 한국 스포츠의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가로 진입하는데 꼭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세 번째까지 사력을 다해 도전했던 것입니다.

 

  -동계 올림픽은 서구사회와 일본 정도만이 유치 경험이 있어 선진국 올림픽이라 불리기도 한다. 한국이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아시아에서는 일본만 두 번 동계올림픽을 개최했고 98년 이후에는 아시아에서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평창 유치의 성공은 동계스포츠가 비단 서구 일부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급부상한 우리나라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북미, 유럽 등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는 동계 스포츠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오륜기가 상징하는 5개 대륙 전체에 확산시키고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평창올림픽은 국가적 사업이었던 만큼 정·재계의 여러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사장님은 어떤 역할을 했다고 자평하는지
  모든 유치 위원들이 그러했듯이 저 또한 이번만큼은 꼭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특히 NOC(국가올림픽위원회)위원장으로서, 그리고 전 IOC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십분 활용해서 국가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스포츠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젠테이션 당일을 포함한 유치 기간 중, 돌발상황이 끊임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
  우리끼리는 Happy Loser라고 했는데…… 내기에서 800유로를 잃은 적이 있습니다. 최종 발표를 1주일 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친한 IOC 위원들이 노심초사하는 나를 보고 ‘1차에 된다. 무얼 그리 걱정하는가’라며 덕담을 해주곤 했습니다. 내심 자신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면 표정관리가 안되고 또 혹시 ‘샴페인을 먼저 터뜨리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 봐 ‘그랬으면 좋겠지만 2차까지 가게 될 것 같다. 상대가 프랑스 독일이 아닌가’라며 엄살을 떨었더니 나보고 내기를 하자는 겁니다. 1차에서 평창이 되면 내가 지는 것이고 2차에서 되면 내가 이기는 것으로 해서 한사람 당 100유로씩 모두 8명의 IOC 위원과 내기를 걸었지요. 결과적으로 평창이 1차에서 승리하고 난 뒤 800유로를 잃었습니다. 내 생애 가장 즐겁게 잃은 내기였습니다.

 

  -요즘은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강조되는데, 이번 유치전에서 이사장님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돋보였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프레젠테이션과 연설을 진행하시는가
  보통 IOC총회의 프레젠테이션은 잘 하면 본전이고 못 하면 표를 잃는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물론 김연아 선수나 나승연 대변인 등 든든한 프레젠테이션 지원군들이 있어 충분히 승산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을 IOC 위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최후의 무기로 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컨설턴트와 함께 원고를 몇 번이고 검토하고 수정하면서 발음이나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미리 연습하고 또 연습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너무 빈틈없이 완벽해서 딱딱한 느낌마저 드는 그런 프레젠테이션보다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유머가 살짝 가미된 프레젠테이션을 하자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평창을 더 효과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죠. 실제로 프레젠테이션 당시 IOC위원들에게 살짝 유머를 던졌는데 분위기가 살아나더군요.

 

  -끝으로, 동문과 재학생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는지
  유치위원들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해도 우리 중앙 가족을 포함하여 전 국민의 뜨거운 응원과 참여가 없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응원해주시고 또 성원해주신 동문들과 우리 학생들, 그리고 중앙인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평창 유치 성공을 위해 14일 동안 330km를 걸어서 평창까지 도보로 응원해 준 국토대장정단에 심심한 격려와 감사를 표합니다. 평창 유치 성공과 함께 우리 학생들의 함성이 전 세계 매스컴을 놀라게 한 사실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은 우리 대학이 100주년을 맞는 자랑스런 해이기도 합니다. 평창 올림픽을 위해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준비하듯, 2018년에는 우리 대학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18+ 계획을 착실히 수행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다시 태어나는 자랑스런 해가 되도록 모든 중앙인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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