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2교시, 목요일 2교시가 끝나면 나와 친구들은 캠퍼스 안에서 달리기를 시작한다. 다음 수업이 진행될 강의실에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앞자리 잡겠다고 뛰기까지 하냐고? 총 104명의 수강생이 강의실에 앉으려면 경쟁이 쫌 치열하긴 하다. 늦게 가면 보조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강의실 크기가 수강생 수에 비해 너무 작은데, 중간고사가 끝난 지금까지도 나는 화요일과 수요일엔 달리기를 해야 한다. 어느 교양시간이었다. 조별로 주제를 정하여 발표를 하는 과제가 주어졌었고, 나는 시험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그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 몇 날 밤을 새며 파워포인트도 준비하고 동영상도 준비하고 열심히 조원들과 함께 발표 준비를 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발표 당일 날. 빔 프로젝터가 고장이 났다. 결국 다 준비해놓은 발표를 다음 주로 미루었지만 다음 주엔 동영상의 소리가 안 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사실 “아휴, 뭐 그럴 수 도 있지.”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건 대학생의 수학권 침해다. 강의실이 좁다면 학교 행정 측과 신속하게 연결이 되어 강의실을 빨리 옮겼어야 했다. 강의실의 빔 프로젝터가 고장나서 그날 수업의 큰 비중을 구성할 조 발표가 무산되는 일은 아예 있어선 안됐다. 게다가 1주일이나 지났는데도 발표를 진행할 학교의 시설적 받침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도 발표를 온전하게 들을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비싼 등록금에 비해 그 등록금의 가치에 상응할만한 수업환경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학교 측에선 학생들이 온전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권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박소담 도시계획·부동산학과 1학년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