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장되면 차 뽑는대.” 과거 학생대표자 선거철, 한번쯤 떠돌던 이야기다. 학생대표자들을 무턱대고 비난코자 생긴 풍문이 아니다. 일반 학생들은 궁금하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회에서 회비를 걷어간다. 그러나 어디에 쓰였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 학생들을 위해 고생을 자처하겠다는 학생대표자들의 결의를 믿을 뿐이다. 별다른 방법은 없다.

  A학과의 前학생회장이 학생회비 1000만원 중 무려 300만원을 사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前학생회의 구성원은 적었다. 前회장단은 학생회장 포함 4명이었다. 당시 총무는 3월 행사를 마치고 사퇴해 前학생회장이 남은 예산을 전적으로 관리했다. 3월 이후는 별다른 행사가 없었고 학생들의 관심도 사라졌다. 남은 예산을 前학생회장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前학생회장은 매 3월마다 관행적으로 소화해온 500만원의 행사비 200만원 초과하여 700만원 지출했다. 회계처리를 하지않아 회비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前학생회장의 사물함에서 발견된 90만원 어치의 간이 영수증 더미도 횡령의혹을 증폭시켰다. 현재 학생회비 횡령의혹을 받고있는 당사자들은 학사경고로 제적당해 ‘잠수’ 상태다.

  이번 사태는 現학생회장의 고발로 알려졌다. 비단 A학과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 구도에서 학생회의 예산 횡령은 마음만 먹으면 저지를 수 있다. 남은예산을 심의없이 학생회 임의대로 처리하는 관행에서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총무가 아니면 학생회 구성원도 어떻게 학생회비가 쓰이는지 알 수 없다. 간이 영수증의 남발로 영수증 조작이 손쉽다. 무엇보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당장 시급한 것은 회계의 투명성을 위한 감사제도다. 학생회 외로 예산 사용을 감시하는 운영위원회와 감사기구를 발족해 학생회비를 투명히 집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한다. 학과 내에서 학생회비의 수급과 운용은 학생자치의 전적인 권리다. 학생들 자체적으로 돈을 걷고 예산을 집행하는 만큼 이를 관리하는 학생회 책임감은 막중하다. 일반학생들도 언제든지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학생대표자들의 신뢰가 도마에 오르고있다. 신뢰는 곧 대표자의 권위를 뜻한다. 학생자치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 대표자들 스스로 학생들의 신뢰를 저버린다면 더 이상 학생회의 권위는 없다. 제도도 결국 수단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학생대표자가 나서서 얼마나 투명하게 학생회비를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돈보다는 학생들을 위하겠다고 외치던 초심을 기억해야한다. 어느 학생대표자는 인터뷰에서 “솔직히 학생회 활동, 돈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돈보고 학생회 활동에 임한다면 알바를 하거나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 타는 것이 양심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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