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골사람들이 보면 참 별 볼일 없이 들꽃을 예뻐하고 자갈밭에 꽃씨를 뿌리곤 한참씩 들여다 볼쯤, 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에서 ‘안성천 주부 생태 기행단’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안성천 주변의 들꽃들을 공부하고 버드나무, 물고기, 새들을 관찰하며 안성천이 어떠한가 살펴 보잔다. 그놈의 민들레며 뱀딸기, 제비꽃 같은 들꽃에 반해 선뜻 전화를 했다. 첫번째 모임은 중앙대 원예육종학과 안영희 교수님의 ‘우리 나라의 들꽃’에 대한 슬라이드 강의였다. 교수님의 우리 꽃, 우리 나무에 대한 자부심과 정열이 우리에게도 전해져 왔다.

두번째 주에는 서운산 석남사 주변 기행, 아마추어 무선 ‘햄’ 아저씨들의 지원과 중앙대 원예육종학과 양영철 조교님의 인도로 이루어졌다. 기행을 다니는 동안 버드나무 군락처럼 보이는 곳도 발견했고 이름 몰랐던 풀이나 들꽃을 배워갔다. 달개비, 고마리, 뚝새풀, 한삼덩굴, 며느리밑씻개, 쇠별꽃, 큰개별꽃… 나무밑에서야 꽃을 볼 수 있는 때죽나무들, 겨우 이름 알아낸 국수나무, 하얀 찔레꽃, 희귀한 앵초나 누루귀. 서운산으로 놀러 다닐 때야 이렇듯 많은 풀, 꽃, 나무 종류가 있는지 어찌 알았으랴!

헷갈리기야 한참이겠지만 작디작은 우리 것들을 알아 가는게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의 출발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자연이나 환경도 마찬가지이리라. 안성천의 있는 작디작은 꽃이나 나무, 새, 물고기 더욱이 쓰레기까지 알아가게 될 것이다. 안성천에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보완할 것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늘 대지의 어머니가 우리를 받아주고 품어주듯, 스무 명 우리 작은 생태기행단도 안성을 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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