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의 야생마, 코트를 날다


빛나는 결과에는 숨은 공신이 있기 마련이다. 중앙대가 세운 ‘52연승’이라는 최고기록과 올해 중앙대가 이룬 ‘20연승’에는 매 경기마다 꾸준한 득점을 보이며 중앙대의 승리에 기여한 선수가 있다. 지난 12일 열린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21득점을 올리며 중앙대를 대학농구리그 우승으로 이끈 함누리 선수가 바로 숨은 공신이다. 


 197cm의 장신을 자랑하는 함누리 선수는 어렸을 적에도 큰 키로 주목을 받았다. 또래들보다 유난히 키가 컸던 그는 다른 학교 농구부 코치의 눈에 띄어 농구부 입단을 권유 받았다. 농구에 흥미를 느낀 함누리 선수는 전학을 하면서까지 농구의 길에 들어서고자 했다. 그러나 전직 농구 선수였던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혔다. 누구보다 농구선수의 비애를 잘 아는 어머니였기에 아들을 힘든 길로 이끌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는 법. 함누리 선수는 “지금은 어머니가 가장 큰 지원자”라며 든든한 후원자인 어머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함누리 선수의 가족은 ‘농구 가족’이다. ‘농구 광팬’ 아버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여 금메달을 획득한 어머니 정희숙씨, 삼성생명에서 프로로 활동한 뒤 현재는 은퇴한 누나 함예슬씨까지. ‘농구선수의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함누리 선수는 “어머니와 누나가 농구선수였던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히며 “어머니는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고 누나와는 같은 운동선수다보니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함누리 선수의 경기 스타일은 전투적이다. 그는 농구의 매력을 ‘격렬한 몸싸움과 빠른 스피드’로 꼽았다. 그래서인지 경기 도중 그가 내뿜는 파워와 스피드는 상대방의 기를 죽일 만큼 압도적이다. 중앙대 농구부 김상준 감독은 “함누리 선수의 기술적 능력과 적극적인 플레이는 여러 면에서 팀의 플러스 요인이다”라고 서두를 열며 “뛰어난 수비 능력은 상대팀의 주득점원을 잡아낼 때 돋보이고 빠른 스피드와 훌륭한 점프 능력은 속공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중앙대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입학하게 된 함누리 선수. 그에게 중앙대는 커다란 선물이다. 함누리 선수는 김상준 감독에 대해 “믿어주시는 것, 그리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경기에 자주 기용해주셔서 실력을 쌓을 수 있게 해주신 것도 감사드린다”며 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중앙대는 그에게 라이벌까지 만들어 주었다. 4학년 트리오인 오세근 선수와 김선형 선수를 평생 라이벌로 꼽은 그는 “둘 다 훌륭한 선수다보니 나에게 자극제가 된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함누리 선수는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이 봤을 때 ‘저 선수는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 만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그의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함누리 선수는 중앙대 학생들에게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며 따뜻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실력만큼이나 넓은 마음을 가진 함누리 선수. 프로에 진출해서도 중앙대에서 보여준 기량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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