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태일 열사 40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차가운 청계천 거리에서 한 청년의 목숨이 끊어진 뒤에야 부당한 현실은 개선되기 시작했다. 40년의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노동자도 사용자와 같은 인간이며 이에 응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상식이 됐다. 그가 목숨과 맞바꾸고자 했던 요구사항 모두 법의 테두리로 들어왔다.

  보수 신문에선 일부 노동조합을 두고 ‘귀족노조’라 호명하는 세상이 됐다. 그 의도는 불순하나 대개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대학생 아르바이트가 대표적이다. 임금 체불이나 야간수당 미지급과 같이 명명백백하게 법을 어기는 강심장 업주가 적지 않다. 교묘한 방법으로 대학생을 울리기도 한다. 밥 먹을 시간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키거나 한가한 시간엔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모두 시간제 급여 지급 방식을 악용한 사례다.

  중앙대 주변 상가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교 앞 상가는 중앙대 학생을 고객으로 모시는 동시에 노동자로 고용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 연대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시키기 쉬운 공간이다.

  법에 명시된 기준을 지키지 않는 업소를 조사하고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중앙대 앞 상가의 노동조건은 한결 나아질 수 있다. 또한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는 상가를 널리 알리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우리가 먹고 즐기는 학교 앞 상가의 노동자 상당수가 바로 내 친구, 선·후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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