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이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용산병원의 마지막을 지키고 있는 민병국 병원장은 평소 남다른 주민 사랑과 소통 중심 병원 운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대신문은 민병국 병원장을 만나 그의 리더십에 대해 들어보았다.

 

민병국 1988  중앙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졸업(박사) 1991~92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신경외과 연수 1998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2003~04 중앙대학교 의료원 기획실장 2005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장(제9대)

중앙대용산병원장으로 6년…
소통의 리더십 이야기

- 2005년 병원장 취임 후 6년이 지났다. 그 동안 의료기관평가 환자만족도 부문 최우수병원 선정(2007년), 2년 연속 응급의료센터 우수병원 선정(2006, 2007년)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는데  
  엄연히 따지고 보면 실적이 있을 뿐 성과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용산병원은 흑석동으로 이전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동안 병원의 많은 직원들과 노력해 많은 변화를 이뤘다. 이것이 우리가 중앙대학교병원과 함께 할때 큰 힘이 되리라 본다.
  1984년 용산병원이 생겨나 이제 26년이 지났다. 그동안 못해봤던 모든 것들을 해보며 병원 입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 슬로건을 앞세운 정책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처음 만들었던 슬로건이 ‘방치 No! 변화 Yes!’였다. 병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뒤 ‘새롭게 변화하는 중앙대 용산병원’, ‘작은 것도 소중히 하는 병원’, ‘아름다운 병원 가꾸기’, ‘늘 고객의 입장에서’ 등 병원의 목표를 다룬 슬로건을 내세웠다. ‘고객이 만족해요’, ‘All your mind’ 등 마인드의 변화를 강조하는 슬로건도 함께 사용했다.  이런 과정을 통한 병원 임직원들의 의식변화가 병원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 지금은 ‘get Ready for Tomorrow 뭔가 다르게’라는 슬로건이 붙어있더라
  ‘get Ready for Tomorrow’는 앞으로 용산병원을 벗어나 이전 준비를 하자는 의미다. 현재 타임스케줄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준비하되 ‘뭔가 다르게’하는 것이 목표다.

- 작년 3차병원에서 2차병원으로 변경되었다. 그 후 지역 주민을 위한 병원으로 변화하며 환자수가 크게 늘었다고 들었다
  진료의뢰서가 있어야만 하는 3차병원과는 달리 2차병원은 지역 주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용산병원 입장에서는 2차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기에 3차병원 신청을 아예 안했다. 사실 3차병원은 500베드 이상, 업그레이드된 장비, A군 중증질환 진료실적 등이 갖춰져야 한다. 용산병원 입장에선 진료의뢰서 없이 올 수 있는 지역병원이 더 적합했다.

- 재단 교체 뒤 병원 운영자 입장에서 달라진 점이 있었나
  솔직히 말하자면 전 재단 시절에는 병원과 의대는 침체기였다. 재단이 바뀌며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뭔가 떳떳해졌다. 외부에서도 이제 중앙대병원이 발전할 수 있고 경쟁력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제 2년이 지났지만 모든 병원 구성원과 재단이 함께 노력하는 발전 단계라고 생각한다. 병원이 전반적으로 선순환구조로 변했다.

- 중앙대 출신으로 병원장까지 맡았다. 중앙인으로서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1978년에 졸업해 인턴, 레지던트과정을 모두 중앙대학교병원에서 보냈다. 군의관 3년만 빼면 계속 중앙대 울타리 안에 있었던 것 같다.(웃음) 이런 점이 장점도 되지만 단점도 될 수 있기에 노력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밖과 우리를 비교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중앙대를 졸업하고 그 안에서 트레이닝 받고… 지금까지 정말 행복했다. 중앙대라는 이름 앞에서 부끄럽지 않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중앙대학교가 새겨진 티셔츠가 생기면 꼭 입고 다닌다.

- 중앙대학교병원에 대한 외부의 평판은 어떤가
  우리도 발전하고 있지만 다른 곳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게 문제다!(웃음) 아무리 내가 시험을 잘 봤다 하더라도 남들이 더 잘보면 소용없지 않나. 우리는 이제 뛰어야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이제 850베드를 갖춘 대형병원으로 탈바꿈한다. 하루아침에 많은 것을 이룰 순 없겠지만 한 단계씩 밟아가야 한다.

 

그의 가슴에 달려있는 뱃지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리 준비하되 ‘뭔가 다르게’하는 것이 목표다.”

“병원장이 도와드리겠습니다”

- 얼마 전 ‘고객과의 만남’ 행사가 있었다. 환자들과의 소통을 특히 중요시 한다
  환자와 고객의 목소리가 우리의 선물이며 또 힘이다. 되도록 즉시 할 수 있는 고객 요청들은 바로 해결해 주고 있다. ‘이 병원은 참 내 작은 얘기에도 귀기울여주는 구나’는 인상을 주고 싶다. 예전 일요일 주차에 대한 내용이 고객소리함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주차 여건이 나쁜 만큼 할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바로 적용해 주말요금을 최대 1만원으로 한정지었다. 지금도 작은 목소리에 모두 귀 기울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원 구석구석에 모두 손길이 닿아있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병원을 추구하고 있다.

- 발렛파킹, 우산대여 서비스도 그런 의미에서 도입된 건가 
  고객에게 지금 필요한게 뭔지 평상시에 관심있게 관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 갈 때 주차가 불편하면 다시 가기 꺼려진다. 고객 입장에서 주차면적이 얼마나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주차가 편한지 불편한지만 기억한다. 그렇기에 우리병원도 발렛파킹을 시작한 것이다. 주차면적은 부족하지만 주차도우미의 도움을 받는다면 주차가 편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우산 대여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우산을 돌려받지 못한다 해도 크게 상관없다. 우산에 병원 엠블럼이 새겨져 있으니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

- 직원들과 소통도 많이 한다고 들었다
  구성원들과 회식을 많이 한다. 가까워지려면 ‘사우나를 같이 가던지’, ‘식사를 같이하던지’, ‘밤을 지새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우나나 밤을 새는 것은 무리다 보니 식사를 자주하게 됐다. 소통함에 있어 훨씬 수월하다.

 

중앙대용산병원
그 마지막을 기억하며

- 용산병원은 2011년 상반기 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으로 이전된다. 앞으로 어떤 계획들이 남아있나
  내년 이전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용산병원이 더 커진 중앙대병원과 함께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이것저것 이사갈 준비를 하고 있다.

- 용산병원 이후 ‘중앙대 의료원’의 위상이 어떻게 변할 수 있다고 보는지
  지금까지 분산되었던 힘을 한 데 모을 수 있다. 이제는 진료분야도 다양화, 전문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용산병원의 모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중앙대학교병원으로 옮기는 만큼 인력도 풍부해진다.

-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사만 잘해도 반은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율적으로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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