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은 있다. 그러나 떠돌이다. 단지 최근에 창립됐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면, 활동은 없는데 ‘전통’을 이유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다. 그 공간은 죽어 있다. 죽어 있는 그 크기만큼 학내 동아리 문화도 퇴색된다. 중앙대 동아리 이야기다.

  간단한 문제다. 매년 평가를 통해 승강제를 도입하면 된다. 활동이 저조한 동아리를 퇴출시키고 의욕적인 신생 동아리에 방을 배정하면 된다. 언제까지 만성적인 공간부족을 이유로 개혁을 포기할 건가. 단칸방이 현실이라면 그에 맞게 살림을 꾸려야지 더 넓은 아파트로 옮길 날만을 기다리며 현재의 모순을 덮는 건 미련하다. 학생자치 공간이기에 누구도 칼을 빼들기 어렵다. 자칫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생을 위한 몸부림이 필요한 이유다.

  동아리방 구조조정을 신자유주의 흐름으로 해석할까 두렵다. 도리어 신흥세력을 막고 있는 구태의연함을 깨부수는 일이다. 최근 들어 동아리방 문을 두드리는 새내기가 급감한 이유가 무엇인지 되새겨보자. 동아리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역사적 가치보다 지금 당장의 활력이 중요하다.

  모든 동아리를 뒤엎자는 게 아니다.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동아리라면 현재도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매년 하위 1~2개 동아리만 탈락시켜도 역량을 갖춘 신생 동아리에 숨통이 트이지 않겠는가. 심사결과 탈락할 무기력한 동아리를 걱정하기보다 신생 동아리의 의욕을 꺾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할 때다. 개혁은 제 살을 찢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동아리 연합회는 이익단체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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