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기업이나 조직에서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는 소통이다. 특히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의 축적이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며 기업이 축적한 정보를 좀 더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신규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중순이 지나 갑자기 강사를 섭외해달라는 부탁이 왔다. 내용인즉 기존 2010년 1학기 까지 개설되었던 ‘증권투자의 이해’, ‘생활과 보험’, ‘부동산과 생활경제’라는 2캠퍼스 주관 교양과목 3개를 합쳐 ‘생활경제’라는 새로운 교양과목으로 개설하였으니 거기에 적합한 강사를 섭외해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10여년이 넘게 1캠퍼스와 2캠퍼스에서 강의실에서 또는 인터넷 강의로 수 천명 이상이 수강을 하던 주요 교양 과목들을 하나로 묶어 3개의 블록강의(증권, 보험, 부동산)로 만들면서 강사를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뒤통수를 맞은 듯 했다. 재학생들의 수요가 그토록 많았던 3과목을 어떻게 각 담당교수에게는 한마디 상의나 과목개편 예정 통보도 없이 교양학부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8월 말이 되어서도 강사확보나 교과내용에 대한 강의스케줄, 평가방법 등이 하나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학생들의 수강신청을 받는다는 것은 학생을 우롱하는 처사임과 동시에 담당 교수들의 수업권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였던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정작 담당교수들은 자신들이 주관하는 교양과목이 공중분해 된 줄도 모르고 있었으니 이것을 대학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교양학부의 교과과정심의 위원회의를 통해 과목이 조정되었을 것인데 그런 과정에서 담당 교수들은 철저히 배제되었고 그런 사실을 8월말이 다 되서야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으니 참 한심스럽고 개탄할 일이다. 이 사실에 대한 항의에 대해 단 한마디 변명도 없으니 교양학부의 권한이나 권위는 참 대단한 모양이다.

  위의 증권 및 보험은 모두 경영학 관련 과목이며, 부동산과 생활경제라는 과목도 부동산 투자 및 관리를 포함하는 경영과목인데 어떻게 ‘생활경제’란 경제관련 과목처럼 작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과연 교양학부는 경영학과 경제학의 차이점을 아는지 의심스럽다. 강의도 각기 다른 내용을 5주간 2시간씩 진행을 하니 수박 겉핥기식의 내용만 전달될 수 있을 뿐이고 섣부른 내용으로 증권투자나 보험소비, 부동산에서 손해를 보거나  배우지 않은 것만 못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관리, 평가방법의 문제 등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 사전강의평가 제도도 적용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번 학기 수강생 숫자를 보니 20~30명 정도로 예전의 수강생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모습이다. 본 교양과목의 담당교수로서 교양학부에 위 과목들의 원상회복을 요구한다. 교양학부에서 한 마디 상의나 협조의뢰 없이 경영과목들을 경제과목으로 둔갑시킨 것이 대학행정과 정치나 통치의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허연 사회대 상경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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