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이론에서 프로그램의 조직에 관한 연구는 오늘날의 건축 공간구성 방식을 이해하고자 할 때 반드시 동원되어야 할 결정적인 분석틀이다. 이는 건물의 사용자들의 일상적 행위를 계획적으로 조직하는 데 기여하는 즉물적 개념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칸트미학의 합목적성(Zweckmäßigkeit)에서 파생된 근대건축의 형태(Form)와 기능(Function)에 관한 담론을 비판하고 현대적으로 대체하는 미학적 개념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프로그램 조직방법에 따른 건축의 미적 공간체험에 관한 연구」는 건축가에 의한 프로그램의 조직이 공간에 대한 미적 체험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에 관한 분석에 기여하는 좋은 선례를 제공한다. 특히 렘 쿨하스를 논문의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하는 데, 그 이유는 렘 쿨하스야 말로 프로그램과 공간체험의 관계를 자신의 건축작업의 중심에 두고 계획하는 대표적인 작가이기 때문이다.

렘이 제시한 불확정성(Indeterminancy)과 무질서(Disorder)의 개념은 현대건축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된 지 이미 오래이며, 또한 이러한 개념을 반영하는 데 사용하는 전략의 구심점은 동일 공간에 대한 다층의 프로그램 설정과 상황에 따른 대응에 있다. 이러한 방법론은 본 연구에서 분석 소재로 사용한 서울대 미술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미술관을 방문하여 공간을 거닐다 보면 통상적인 미술관의 경험과는 사뭇 다른 구성에 감탄하게 되며, 또한 그러한 의도는 단순히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의 수법과는 달리 공간요소마다 정교하게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중첩시키는 독특한 방법론에 기초한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본 연구의 4장에서 제시된 프로그램의 조직과 공간체험의 관계에 대한 분석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고찰이며, 학생 논문의 수준에서는 탁월한 시선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이것이 본 논문에 대한 심사평가로 당선을 제시하는 이유이다. 다만 좀 더 나은 논문의 완성도를 위해 제언하자면, 4장의 분석내용이 서술적으로는 잘 이루어져 있으나 각각의 공간 분석에 대한 특징을 정리하여 이를 개념적으로 제시하는 데는 미비하다. 또한 단 하나의 작품으로 렘 쿨하스의 프로그램의 조직방법을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유형적으로 다양한 작품을 대상으로 삼아 좀 더 개념적인 틀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간다면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Inhibitiory effects of KHG25855 on melanin synthesis in B16 melanoma cells」은 전체적으로 국제전문학술지에 발표될 만한 내용전개로 구성되었으며 멜라닌 생성을 억제시키는 기능적인 물질을 screening하는 연구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실용성도 갖춘 논문이라 평가된다. KHG25855가 피부의 미백에 효과적인 후보물질이라는 점을 밝혀내는 데에 사용된 실험기법이나 세포의 선택도 적절하였다고 판단되고, Wnt 신호전달과정 중 glycogen synthase kinase 3β를 인산화시킴으로써 tyrosinase의 합성을 조절하는 기전을 밝혀낸 결과는 학술논문으로서 충분한 novelty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다만, signaling pathway를 다룬 만큼 목적 분자를 단백질 수준에서 뿐만이 아니라 mRNA의 변화도 동시에 관찰함으로써 세포내 분자들 사이의 변화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세포내 신호전달과정의 결과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모식도를 첨가되면 더 많은 독자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사료된다.

전영훈 공대 건축학부 교수

고재홍 의대 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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