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맞아 캠퍼스 여기저기서 공사가 한창이다. 지금은 정문도 담장도 없는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되었지만 10여 년 전 중앙대에 처음 부임하였을 때는 정문과 담장이 있었다. 밤 11시면 교문은 쇄사슬로 채워지고 주무시는 수위아저씨를 깨우기가 뭐해 월담을 하여 집에 가곤 했던 추억이 있는데 더욱 아름다워질 캠퍼스를 기대해 본다.

  처음 작은 연구비에 석사과정 1명으로 시작했던 내 연구실도 지금은 12명의 대학원생들이 불철주야 연구하는 큰 실험실에 되었다. 그동안 중앙대 이름으로 명명한 박테리아를 7종을 발견하여 세계 학회지에 발표하여 국제적 공인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신규 항생물질을 분비하는 새로운 속 균을 발견하여 한국의 중앙대학교 균이란 뜻인 “중앙이아 코린시스”로 명명하고 특허도 출원하여 ‘한국의 중앙에서 세계의 중앙으로’라는 목표로 웅비하려는 목표에 작으나마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성과는 지금까지 연구할 힘을 주신 하나님과 밤을 낮과 같이 밝히면서 서로 의지하며 함께 연구해온 대학원 학생들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

  대학원 학생 중에는 베트남과 태국에서 유학 온 외국학생들도 4명 있는데 5년 전에 중앙대 자연계 외국인 학생으로는 처음 유학 와 박사학위를 받은 레반판 박사는 다음 학기 모교인 하노이대학의 교수로 임용이 확정되었다. 불철주야 학생들과 더불어 한 실험실 생활에 대한 대가로서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작년에 사회를 패닉으로 몰고 갔던 신종플루가 잠잠하나 싶더니 올해에는 ‘슈퍼박테리아(superbacteria)’가 전 세계적으로 큰 공포가 되고 있다. 슈퍼박테리아란 현재까지 개발된 모든 항생제에도 전혀 안 듣는 초강력세균을 말한다. 슈퍼박테리아가 출현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과다한 항생제 사용이 꼽히는데 미국에서는 이 균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많으니 인류를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신종병이다. 놀라운 사실은 대부분의 슈퍼박테리아가 우리의 입안에 존재하며 면역력이 좋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발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들어 긍정적인 관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기저기서 듣는다. 어떤 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의미로 ‘긍정 바이러스’ 라는 그럴듯한 이름까지 붙인다. 여기서 말하는 긍정 바이러스란 아마도 사건이나 사물 혹은 사람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려는 태도를 말할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사고가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원인인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된다.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논어』의 學而편에 보면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란 구절이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중앙터에서 젊은 시절 이 화창한 가을날에 ‘배우고 또 배우는 것’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 이 시대에 슈퍼박테리아를 이기는 글로벌 시대의 “슈퍼중앙인”이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원용 의과대학 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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