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맞아 중대신문에서도 축제 소개에 여러 면을 할애했다. 일단 지면 상 보이는 중앙대학교의 축제는 별 문제 없는 것으로 보였다. <취재중진담>, <수첩을 열며> 등 기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몇몇 꼭지들을 제외한 다른 기사들 또한 마찬가지로 잘 넘어갔다.

  다만 생각하건대, 내가 손에 든 것은 분명 ‘대학신문’이건만, 문득문득 이게 생활정보지인지, 학교 홍보물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을 때가 있었다. 좋은 양념과 재료들이 맛의 조화를 이루지 않고 각각 따로 노는 것 같다는 느낌, 요리라기보다는 그냥 섞여있기만 한 듯한 느낌, 요컨대 요리사의 ‘요리’와 같은 중대신문의 ‘편집기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학보의 기능 중 하나로서 교내외의 다양한 소식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에는 비판의 여지가 없다. 단, 그런 측면에 치우친다면 오히려 『벼룩신문』같은 생활정보지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해야겠지만. 또 몇몇 꼭지들은 학교 홍보물에나 있을 법한 것들이 잘못 실려 있는 것 같았다. 예컨대 수시모집 전면광고와 같은 것들, 그리고 아마 이번 호 어딘가에 있을 ‘중앙대 수시경쟁률 대박’의 내용들. 개인적으로, 학교의 홍보는 홍보실이 따로 전단지와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괜한 트집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중대신문이 단순히 요즘의 기성언론들을 본받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대학언론의 현 주소를 이제 여기까지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미 현실의 제약에 맞춰 자기들의 정체성을 정립해버린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학보로서의 기본적인 편집기조 외의 것이야 중대신문 고유의 권한이다. 다만 이 꼭지가 정말 소용이 있는 것인지, 작은 의견까지 귀담아 듣는 중대신문이 되길 바랄 뿐이다.

 

박중권(정경대 행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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