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주 중대신문 ‘나도 한마디’ 코너에 안국신 부총장의 교육관을 비판하는 글을 투고하였다. 원고의 제목은 ‘안국신 부총장의 해괴한 교육철학’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 월요일에 인쇄된 신문을 보니 원래 글과 달랐다. 제목은 ‘안쓰러운 본부의 교육철학’으로 바뀌었고, 안국신 부총장을 직접 비판한 부분은 편집되어 사라지거나 다른 단어로 수정돼 있었다. 가장 자유로워야 할 대학신문이 독자투고의 내용을 정치적인 이유로 편집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주지하듯 기성신문에서도 독자투고란은 함부로 검열하지 않는다. 독자의 의견을 검열, 삭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손상시키는 비민주적 행위일 뿐 아니라, 이렇게 하는 순간 해당신문은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일간지의 독자투고란에는 ‘이 글은 본지의 편집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신문의 편집의도와 다른 의견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함이다.

  두산재단 인수 후 언론사에 대한 구조조정 및 장악과정이 노골화되면서 본부에 대한 비판을 겁내는 학내언론의 분위기가 중대신문에서도 느껴진다. 학내언론에 대한 직간접적인 외부적 검열 속에서 기자들이 내면화된 자기검열의 단계로 들어선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독자투고에 대한 검열은 필자의 걱정이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도 있음을 방증한다. 물론 중대신문은 필자와 나눈 대화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이러한 약속을 중대신문 독자들과 공유한다는 의미로 이 글을 개제해줄 것을 약속했다. ‘대학신문의 효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중대신문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신문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최동민 독어독문학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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