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서울캠 LUCAUS 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취재를 위해 개최 전부터 마지막 날 까지 축제의 모든 것을 지켜봤기에 기자에게 이번 축제는 더욱 특별했다. 그런데 캠퍼스 곳곳을 거니는 학생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대부분 소수로 이뤄진 ‘끼리끼리의 친구들’하고만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은 공연장에서도 나타났다. 무대 위에서 응원단장이 단합을 도모하려고 스탠드를 향해 ‘단과대별 함성외치기’를 제안했지만 소리는 이곳저곳에서 나뉘어 났다. 앉아있는 자리가 모두 다른지 함성은 흩어져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와 더불어 이러한 광경들은 화려해야 할 축제를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만들었다.

  타학교와는 다르게 중앙대는 축제를 가을에 개최한다. 예전부터 10월 11일인 개교기념일에 맞춰 축제를 열며 ‘범중앙인 한마당’을 즐겨왔기 때문이다. 학교의 특별한 날을 축제와 함께 기념한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문제는 시험기간과 항상 겹치게 된 날짜였다. 시험공부를 모두 손에서 내려놓고 마냥 축제를 즐기는 건 학생들에게 무리였다. 즐거워야 할 축제가 부담감으로 다가오자 서울캠 총학생회는 일정을 조정했다. ‘LUCAUS’라는 공식 명칭으로 작년부터 축제를 중간고사를 피해 9월 중순으로 앞당겨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중간고사 시험기간은 피했지만 LUCAUS는 그 외의 소득을 얻지 못했다. 새로 만난 인연들과 단합하기엔 왠지 어색해져버린 시기가 됐고 개교기념일과는 한 달여의 차이가 있어 함께 축하한다는 본래의 취지도 실현하기가 어려워졌다. 왜 굳이 9월에 축제를 진행하는 것일까. 차라리 봄 학기 축제 개최로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는 편이 의미 있지 않을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게 됐다.

  2008년도 입학 후 두 달쯤 됐던 때였을까. 나에게 ‘축제’란 단어를 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단과대별로 축제가 진행됐던 5월이었다. 아직 학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정문의 위치조차 매번 헷갈렸고,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학과 사람들과 어색한 인사만 주고받는 게 전부였던 때였다. “우리 과 축제 한 대~” 누군가의 한마디에 학과 건물 앞에 모두 모여들었다. 다 같이 맞춘 티를 나눠 입었고, 함께 물풍선을 던지며 시원한 초여름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한 학기, 한 해 그리고 대학생활의 ‘시작’이라는 설렘 때문이었을까. 따뜻한 햇살 아래서 우리는 쉽게 친밀해질 수 있었다.

  새로움을 시작하는 계절, 어색함과 두근거림이 어우러진 모두의 모습이 캠퍼스를 가득 채운다면 어떨까. 선배들과 함께 학교를 거닐며 이것저것 질문하는 새내기들과 부원들을 새로 모집하는 동아리들의 열기로 뜨거워진 곳곳의 부스들. 모두가 꿈꿔왔던 ‘축제’의 모습일 것이다.

  개교기념일을 함께 축하하겠다는 의미마저 모호해진 지금, 관행적으로 지켜오던 시기결정 문제에서 벗어나 양 캠퍼스가 활기찬 축제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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