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을 집어들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단연 그 주의 기획기사다. 그 주의 커버스토리 성격이 짙기 때문이기도 하고, 취재 대상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실들을 풍성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호의 내리 치안 관련 기사도 훌륭했다. 학생들의 일상적인 생활 공간에 대한 문제제기였다는 점이 좋았고, 문제의 배경과 경과, 구체적인 사례 등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 내용도 풍성했다. 그러나 전체 내용을 요약해보면, “내리 치안이 매우 불안한데, 이는 하층 노동자들의 거주지역과 각종 유흥업소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고, 근본적으로 내리 파출소가 설치되어야 한다” 정도가 되겠다.

  불안한 치안 상황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사실적이고, 음주 범죄 비율을 수치로 제시해 유흥업소 밀집 문제를 지적한 대목 역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하층노동자의 밀집 주거와 범죄율 사이의 관계는 실증적 논거보다 파출소장의 ‘견해’에 의존해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파출소 설치’라는 대안 역시 지나친 ‘당연론’이다. 파출소를 설치하면 당연히 치안 상황이 나아지리라고 기대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하려면 ‘왜 지금 여기에서 가장 적절한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추측컨대 이러한 문제는 수집한 사실들을 토대로 종합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인용’에 의존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 자체야 나쁠 리 없지만, 인용이 논리를 압도할 때는 자칫 기사가 공허해질 수 있다. 수집된 사실들을 묶는 탄탄한 논리를 우선 구성한 뒤에, 그것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용을 활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송준영 (정경대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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