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대신문에 임지혜 총학생회장의 글 '대학이 해서는 안될 일'이 기고되었다. 이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안국신 부총장이 전체교수들에게 보냈다는 공문의 내용이었다. 이 글은 그 수준에 있어서 한 대학의 행정을 주관하는 부총장에 의해 공적인 목적으로 작성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안국신 부총장은 두 명의 퇴학생을 “학생이 아니라 스펙을 쌓는 운동권 인사”라고 비하했을 뿐 아니라, “1980년대 의식에 젖어있는 운동권은 ‘나가놀아라’라는 교육적인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교육철학적 소신을 밝히기까지 했다. 비록 방식에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을지언정 자신이 ‘참'이라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의롭게' 행동했던 중앙대 학생의 운동을 ‘운동권 스펙쌓기' 정도로 일축해버리고 적절한 절차와 교육적 가치설정도 없이 이루어진 부당한 퇴학조치를 자신만만하게 “교육적”이라고 표현하는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우리 중앙대학교는 역사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연히 일어나 싸웠던 ‘의와 참의 전통'이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의 부당한 정치적 탄압이 있을 경우 학교 본부가 항상 학생들을 보호해주었던 아름다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중앙대는 개교 90년 역사 이래 정치적 활동을 이유로 학생을 퇴학시켰던 적이 없었다.

  안 부총장의 이런 교육철학은 초유의 ‘학생출입금지 가처분신청'에 까지 그대로 반영되었다. 교육기관인 대학이 정치적인 이유로 퇴학당한 학생에 대해 출입금지를 요청한 것은 한국 대학사상 초유의 사태이다.


최동민 독어독문학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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