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한 대학로와 밤이면 밤마다 네온사인이 넘실대는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대학들과는 달리 중앙대 안성캠퍼스에는 고작해야 한 시간이면 다 돌만한 내리와 외리뿐이다. 물론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 강의실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의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우리학교는 넓은 캠퍼스 덕분에 강의실 건물을 찾아다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복잡하고 어지럽기보다 한적하고 조용함이 어울리는 우리 학교. 학교 주변에는 아파트나 빌딩대신 논과 밭이 위치해 내 고향 청양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나에게는 정겹다.

  요즘과 같은 학기 초에는 모두들 긴장하고 열심히 해 보리라 다짐한 탓에 기숙사생이나 자취생들이 통학생들보다 강의실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학기 중간 쯤 접어들면 몇몇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긴장이 풀려 시간에 꼭 맞춰 강의실에 도착하거나 수업에 늦기 십상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갖는 조용한 시간으로 하루를 계획하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것도 시간이 갈수록 수업 몇 분 전에 마지못해 일어나 부스스한 얼굴로 강의실로 향하기 일쑤다.

  도서관도 시험기간이 아닌 평상시에는 점점 자리가 비어간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대학생들과 사회인들, 특히 서울에 살면서 우리보다는 좀 더 사회에 빠삭한 많은 이들은 서로들 더 좋은 직장과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치열하게들 살아가는데, 우리는 안성에 위치해 살면서 한가롭고 여유로움에 빠져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일하고, 나태한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며 치열하게 살리라 다짐해 본다.

안덕연 사회대 국제관계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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