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지씨(문과대 사회학과 4)는 문예창작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그만두어야했다. 졸업 학점을 이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복수전공 수업 수강신청을 성공한 적이 없어요. 복수전공생에게 할당된 여석이 너무 적어요.”

  09학번부터 부전공을 제외한 다전공이 졸업 필수 요건에 포함됐다. 때문에 복수전공 신청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차은지씨와 같은 피해사례는 복수전공생들 사이에서 드물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하면서 수강신청과 차별대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배려 없는 수강신청 속에 복전생들 멍든다= A씨는 사회복지학과를 복수전공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걱정부터 앞선다. 지난 학기 수강신청서 웃지 못할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복수전공 수강신청 과정에서 과사무실과 단과대 행정실의 무책임한 태도로 수강신청을 못할 뻔했다.

  “전공생들 여석은 비는데 복수전공생들 여석은 없었던 때가 있었어요. 과사무실에 문의해 여석을 요청하니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며 개강 후 다시 찾아오라고 했어요.”

  결국 A씨는 수강신청이 안된 채로 한동안 수업을 들어야했다. “교수님께 이 같은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교수님이 지금도 학생 인원이 많다며 따로 연락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나 연락은 없었다. 이후 A씨는 과사무실과 단과대 행정실을 수십 번 오가며 수강신청을 요청했다. 결국 수강신청을 하게 됐지만 두 곳 모두 반응은 냉담했다. “찾아갈 때마다 단과대 행정실과 과사무실이 서로 책임을 미뤘죠. 그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이고 두 곳을 왔다 갔다 했어요.”

  심리학과를 복수전공하는 B씨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분반 수업에서 복수전공생들을 위해 편성된 반에 자과생이 수업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반일 경우 복수전공생은 자과생반 수업을 신청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복수전공생반엔 재수강하는 자과생이 있었어요.” B씨는 복수전공생들은 해당 교수의 허락을 맡아도 수강하기 힘들다고 했다.

  한편 심리학과 사무실에선 “분반일 경우 자과생들은 복수전공생반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B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리도 수업을 듣고 싶은 것 뿐예요”= 국어국문학과 복수전공생 C씨는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수강신청 당시 조교로부터 “해당 수업 교수님이 타과생은 받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수업 선택권에 있어 복수전공생이 자연스럽게 배제 받는 거죠. 수업 선택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연 중에 강요하는 거나 다름없죠.”

  C씨는 복수전공을 하면서 전공 교수에게 수업 받은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수업에 대부분 시간강사가 배정되기 때문이다. C씨는 “분반이 될 경우 타과생 수업을 전임교수님이 하는 경우는 2할에도 못 미쳐요”라며 “시간강사분들이 못 가르친다는 것은 아니지만 차별대우 받는다는 느낌이 좀 들죠”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복수전공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자과생 수업에 비해 질이 다소 떨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강생의 약 40~50%가 중국인 유학생이기 때문이다. “수업인원이 만약 70명이라면 30명 이상이 중국 유학생들인데 교수님들도 그들을 고려해 수업을 진행하니 수업 수준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죠.”

수업 관련 공지 및 정보, 우리에게도 알려줬으면= 복수전공생들은 수업에 관련한 공지 및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다. 국어국문학과를 복수전공하는 D씨는 수강신청시 여석이 적게 배정되는 바람에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1, 2학년 수업을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3, 4학년 수업을 들어야 했던 때가 있었어요. 이 때 전공이랑 수업시간도 겹치기도 해서 어쩔 수 없이 복수전공 수업을 들어야했죠.”

  그러나 D씨는 학과에 방문하면 수업을 정정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을 수강신청이 마감한 후에야 듣게 됐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학과 사람들만 알고 있었죠. 만약 그 사실을 공지해줬더라면 제때 정정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A씨도 휴강한 사실을 모른 채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허탈하게 온 적이 있다고 했다. “수업 관련 공지나 정보 등을 잘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같이 수업 듣는 학생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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