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저녁 5시 20분. 정문 앞 식당에서 B씨를 만났다. 방금 알바를 끝내고 오는 길이란다. 그는 시계를 보며 6시까지 시간이 난다고 했다. 또 다른 알바가 있기 때문이다. B씨는 “지금 알바를 2개 하고 있는데 경험상 공부와 병행하기엔 이 정도가 적당해요”라고 말했다.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B씨는 미안함을 비췄다. “죄송해요. 요즘 생활비 가 벅차서요.” 그는 앞으로 생활하기 위해 최대한 식사비는 아껴야 한다고 했다. 10만원이 넘는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한 달 생활비가 30만원인 그에겐 큰 액수다. 그래서 원치 않지만 끼니를 거를 때가 많다.

  B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그가 이런 생활을 하게된 것은 아버지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1학년 말 쯤 아버지가 병에 걸렸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간호해야만 했다. 가정에 수입이 끊기게 된 것이다. B씨는 그 이후로 혼자서 모든 등록금 및 생활비를 부담했다. 알바·국가근로·의혈지킴이 등을 하면서 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1, 2학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지만 1, 2학년 때는 그렇지 못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 한국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미래로’ 장학금을 받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이뿐만 아니라 국가근로 제도도 없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그때 B씨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저녁부터 새벽 3시까지 알바를 하며 돈을 벌었다. “수업이 오전에 있는 날이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며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 당시 그는 학교를 그만두려 했다. “생활비 마련도 힘든데 이렇게 비싼 등록금을 주면서 학교를 다닐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휴학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 “재학하면 국가근로, 교내외 장학금, 미래로 장학금 등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휴학하면 모두 끊기거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다음 학기에 휴학할 생각이다. 이번 학기에 교내 장학금을 받았기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사를 꿈꾸는 그는 “공부를 하고 싶은데 그동안 지원이 없어 할 수 없었지만 이제 조금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려운 처지임에도 B씨는 밝았다. B씨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출구는 있다”며 “자신만 열심히 산다면 해결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어렵다고 고민한다고 해서 상황이 더 나아진다거나 해결되지도 않잖아요? 그러면 어려운 상황을 탓하는 것보다 빨리 인정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나아요.”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단다. 그는 “사각지대가 있거든요. 어려운 상황에 학점까지 나쁘고 휴학생인 사람들은 정말 사각지대예요”라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6,7면]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