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세력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는 언론의 중요성을 알고 그 자유를 보호해 지켜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물론 억압받는 언론 스스로도 자구책을 마련하긴 하지만 정작 언론을 지키는 사람들이 없다면 이 같은 강력한 투쟁은 힘을 얻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언론의 보호막은 언론 스스로가 아닌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그들은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 그토록 애를 쓸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이 제 역할을 충실히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언론이 공정하고 객관적 보도를 통해 사회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면 사람들은 등을 돌렸을 것입니다. 즉 언론의 자유는 사람들이 지켜주는 것이지만 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언론 스스로라는 말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학내 언론 탄압 사태들은 국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언론 탄압과 그 궤를 같이 하지만 극복과정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성언론을 탄압하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반발한 세력은 바로 국민들이었습니다. 여러 시민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위를 하며 언론에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학내 언론 탄압 이후의 일들은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학내 언론을 구하기 위한 학내 구성원들의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학내 언론 탄압에 대해 무관심한 사태가 벌어진 건 학내 언론 스스로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언론을 보호할 수 있는 건 언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국민들입니다. 즉 아무런 보호막 없이 탄압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국 학내 언론이 그다지 중요한 매체로 인식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지난 날 학내 언론은 기성언론 못지않게 강력한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기성언론은 하지 못했던 보도나 담론형성 등을 통해 여론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이었습니다. 즉 기성언론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는 뜻입니다. 학보가 발행되는 날이면 학보를 보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얘기를 듣다보면 그 당시 학내 언론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학내 언론은 당시처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론 기성언론이 창출한 의제를 따라가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당시처럼 기성언론의 자유가 크게 억압받던 시기는 아니기에 기성언론에 비해 학내 언론의 입지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건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흐름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흐름 속에 묻혀버리기엔 학내 언론 본연의 가치는 너무나도 아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대학생을 위한, 대학을 위한 보도를 하는 기성언론이 없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학내 언론의 존재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내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는 현실의 직접적인 원인은 탄압세력에 있습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내 언론 스스로도 이 같은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김규범 한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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